[美 대선]엘리자베스 돌, 공화후보 지명전 출마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02분


전직 대통령의 장남인가, 아니면 전 대통령후보의 부인인가.

밥 돌 전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돌 전 적십자사 총재가 10일 대선출마를 위한 선거탐색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후보 지명전은 사실상 돌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인 부시2세 텍사스주지사의 대결로 굳어졌다. 두 사람은 지난주 갤럽의 조사결과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로 독주하고 있는 앨 고어 부통령과 맞설 경우 56%(부시2세) 대 41%(고어), 50%(돌) 대 45%(고어)로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세사람 각각에 대한 지지는 부시2세 56%, 돌 50%, 고어 45%다.

돌 전총재는 이날 내년 공화당후보지명을 위한 최초의 예비선거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에서 선거탐색위 구성을 발표했다.

돌 전총재는 원고없이 25분간 한 연설에서 “나는 (부시2세와 같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경력보다는 폭넓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인물임을 내세운 것이다.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한 돌 전총재는 정권이 무려 5번이나 바뀌는 동안 계속 연방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과 노동 교통장관을 거쳐 얼마전까지 적십자사총재를 지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공화당의 분위기는 급속히 부시2세 쪽으로 기울고 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 11명이 부시2세 지지를 선언했고 10일 아이오와주 공화당원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37% 대 16%로 부시2세가 돌을 압도했다. 이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대통령후보 부시2세, 부통령후보 돌이라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부시2세와 돌이 러닝메이트로 나설 경우 민주당후보가 고어―힐러리 클런턴으로 짜이지 않는 한 천하무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돌은 최근 한 시사주간지와의 회견에서 부통령 출마 의사를 묻자 “그 질문은 남성한테나 하라”고 받아쳤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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