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가-채권-엔貨 「트리플 약세」재연

  • 입력 1998년 12월 23일 19시 04분


일본 금융시장에서 주가 채권값 엔화가치가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현상이 재연돼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22일 도쿄(東京)금융시장에서는 채권투매현상이 빚어지면서 채권값이 폭락(채권금리는 폭등)했다.

채권값의 폭락은 대장성이 20일 발표한 99회계연도(99년4월∼2000년3월) 정부예산안에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31조엔의 국채발행 계획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의 “당분간 정부가 국채매입을 중단하겠다”는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채권값 급락으로 이날 일본의 대표적 장기금리인 국채 유통수익률(금리)은 전날보다 0.395%나 높은 연 1.9%까지 올랐다. 이날의 채권금리 상승폭은 올들어 가장 컸다. 11월하순의 장기채권금리가 연 0.8%였던 데 비하면 한달새 두배 이상 오른 셈이다.

채권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이날 닛케이(日經)평균주가와 엔화가치도 연쇄적으로 급락했다.

도쿄증시에서는 ‘팔자’ 주문이 쏟아지면서 닛케이주가가 전날보다 3백73.50엔이 떨어진 13,779.45엔을 기록, 한달반만에 14,000엔대가 다시 무너졌다.

엔화가치는 지난주 달러당 환율이 1백14엔대까지 떨어지는 강세를 보였으나 22일의 환율은 전날보다 2.19엔 오른 1백17.09엔을 기록해 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트리플 약세가 △불황하의 금리상승과 주가하락 △기업의 자금조달난 심화 △설비투자 격감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경기회복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는 것이다.

트리플약세에 충격받은 일본 금융계는 23일 휴장(국경일)함에 따라 24일의 장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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