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린턴 14일 팔레스타인 방문 강력반발

  • 입력 1998년 12월 11일 19시 31분


12일부터 15일까지로 예정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일부 각료들은 클린턴대통령의 팔레스타인 방문취소를 주장하는가 하면 하원의장은 ‘클린턴방문과 관련한 공식일정 불참’을 선언했다.

예루살렘에서는 클린턴환영 벽보가 찢기고 ‘클린턴은 돌아가라’는 비난벽보가 나붙고 있다.

반면 현직 미 대통령의 첫 방문을 맞는 가자지구 거리 곳곳에는 클린턴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대조적인 분위기다.

이스라엘측은 특히 클린턴대통령의 14일 팔레스타인 민족평의회(의회) 방문 및 연설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국가지위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라는 것. 그러나 미국측은 “팔레스타인 의회방문은 이미 합의됐던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의 국가지위 문제는 전적으로 양측간의 합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의회가 이날 와이밀스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헌장에서 ‘이스라엘을 파괴한다’는 구절을 삭제하는 자리에 클린턴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의 동의하에 결정됐다는 것이 미국측 주장.

PLO중앙위원회는 10일 찬성 81, 반대 7의 압도적 다수로 반이스라엘 조항 삭제를 의결했으며 14일 의회에서 이를 공식 채택한다.

이스라엘측의 반발을 고려해 미국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내 가자공항으로 들어가지 않고 텔아비브 인근 ‘로드 공항’에 착륙한다. 이어 헬기로 가자지구로 이동할 예정. 또 만 사흘인 방문기간도 하루 반씩 나눠 외형적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클린턴의 방문은 △이달초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의 ‘내년 5월 국가수립 선포’ 발표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철군중단 발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충돌 격화 등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루어져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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