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우주정거장 20일 착공…2003년 완성예정

  • 입력 1998년 11월 17일 19시 14분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던 우주여행의 출발점이 될 초대형 우주정거장 건설사업이 20일 시작된다.

이날 러시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이름은 미정)의 첫번째 모듈(우주선 구성단위)인 ‘자르야(일출)’가 우주로 발사된다. 자르야는 미 보잉사의 자금지원을 받아 러시아가 제작했다.

이어 미국이 다음달 2일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로 두번째 모듈 ‘유니티’를 우주에 보내 자르야와 연결한다.

국제우주정거장은 86년 러시아가 발사한 첫 우주정거장 ‘미르’에 이은 제2세대 우주정거장으로 2003년 완성될 예정. 규모가 엄청난데다 미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유럽우주국(ESA)소속 11개국과 일본 캐나다 브라질 등 18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새 우주정거장은 본체 길이만 88m에 태양전지판 날개 길이가 1백8m(미르호 본체 길이는 약 10m). 축구장 2개를 합쳐놓은 어마어마한 크기이기 때문에 지상에서도 비록 별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인이 활동가능한 실내 공간만 보잉 747기 실내의 2배. 평균 7명의 우주인이 지상 4백㎞의 우주에 장기체류하면서 10여년 동안 △장기 우주체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천체탐사 등을 연구하게 된다.

84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대통령이 제안한 이 계획에 책정된 예산은 4백억달러(약 53조원). 전체 무게가 4백∼4백50t이나 되는 모듈과 자재 운송을 위해 43차례의 우주선 발사가 필요하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인들은 모듈을 연결하고 태양전지판 등을 조립하기 위해 1백44회에 걸쳐 1천8백여시간의 우주유영을 해야 한다. 2000년 1월에는 초대 선장인 빌 셰퍼드 미 해군대령과 러시아 우주인 2명이 정거장에 체류할 예정. 우주에서 고난도의 작업이 벌어지기 때문에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과학저널 ‘뉴 사이언티스트’는 최근 컴퓨터 실험결과 국제우주정거장 건설과정에서 적어도 1차례 이상의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73.6%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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