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기획청장관 『이기적 관료주의 日경쟁력 망쳤다』

입력 1998-09-20 20:23수정 2009-09-2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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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일본 경제기획청장관이 최근 저서 ‘다음 시대는 이렇게 열린다’(동아일보사 번역 출간)에서 일본 경제와 사회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카이야 장관은 승승장구하던 경제대국 일본이 90년대 중반이후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걷게 된 원인을 일본의 관료주의 풍토에서 찾았다. ‘개성’ ‘경쟁’ ‘창의’ 대신 ‘인맥’ ‘담합’ ‘규제’가 미덕으로 대접받는 관료주의 전통이 국제적 고립과 국가 경쟁력 저하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라는 것.

“관료들은 자신이 지도와 규제를 하지 않으면 국민이 잘못을 저지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엘리트 의식에 젖어 있고 경영자는 경쟁을 두려워한다.

직장 관리직은 개성적인 부하를 싫어하며 의사 교사 농민은 관료 규제와 업계 담합이 없어지면 심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무서워한다.”

저자는 일본인들 사이에 당연시되는 각종 규제가 바로 자유로운 발상을 가로막고 사업할 재미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는 병폐라고 진단했다.

저명한 평론가이자 저술가이기도 한 그는 일본식 거품경제의 붕괴는 예고된 귀결이라고 지적한다. 금융 시장의 비효율성과 과다한 물류 비용이 기업 수익률을 떨어뜨리면서 국내 자본과 제조업의 해외 유출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사카이야장관은 일본이 이대로 가다가는 2020년경엔 1인당 소득이 한국 대만과 비슷하거나 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관료들은 ‘이대로 가면 파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조직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현실개혁에 저항하는 ‘멸망의 미학’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는 “우리보다 여유가 있다는 일본에서는 혁명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망한다고 야단이다”면서 “오늘의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책”이라고 추천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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