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사 순국 中뤼순감옥에 추모비…中정부도 공식인정

  • 입력 1998년 8월 16일 19시 01분


대한민국 정부수립 50주년인 15일 안중근(安重根)의사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중국 뤼순(旅順)감옥에 고인의 추모비와 겨레의 꽃 무궁화가 심어졌다. 순국 88년만의 일이었다.

전국재소자교화후원회장인 박삼중(朴三中)스님과 조선족동포 및 재일교포 등 20여명이 뜻을 모아 마련한 이 행사는 중국측이 인정한 안의사 관련 본격 추모행사라는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현지에서의 행사를 성공리에 마치고 16일 귀국한 삼중스님은 “안의사의 유해찾기 작업을 위해 지난해 연말 감옥을 방문했을 때 감옥안에 안의사를 기리는 추모비 하나 없는 것을 발견하고 중국측과 협의를 거듭해 추모비를 세울 수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의사가 수감돼있던 동(東)수감동 앞 뜰에 세워진 이 비석은 높이 1.2m,폭 80㎝의 크기의 옥돌로 만들어졌으며 ‘국제항일열사영수청사(國際抗日烈士永垂靑史)’란 문구가 새겨져있다. 안의사의 영혼과 기개가 역사에 영원히 빛나라는 의미다.

비석 앞 화단에는 전북 정주시의 ‘녹두장군’ 전봉준생가에서 가져간 무궁화 10그루가 함께 심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삼중스님과 함께 ‘한중일 국제항일의사 안중근 추모사업회’를 결성한 조선족 김파(金波)씨와 재일교포 조만길(趙万吉)씨 등이 참석했다. 또 내년초 공연예정인 뮤지컬 ‘대한국인 안중근’을 준비중인 배우 노영국씨도 함께 참여했다.

삼중스님은 “구국의 영웅이자 동양평화의 의인인 안중근의사의 국난극복의지는 최근 경제위기를 맞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정신”이라면서 “앞으로 매년 중국 현지를 찾아 안의사의 유해찾기와 추모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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