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울브라이트 방한…양국 정상회담 사전조율 초점

  • 입력 1998년 4월 30일 20시 08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국무장관이 1일 한국을 방문한다.

올브라이트장관은 이틀간 서울에 머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부장관 등과 만나 양국문제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눈다.

외통부 관계자들은 올브라이트의 방한은 반세기만의 여야 정권교체를 통해 탄생한 김대중정부를 축하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에서 양국간 현안들이 거론되기는 하겠지만 본격적으로 논의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올브라이트는 6월로 예정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중국을 가는 길에 일본과 한국에 들른다. 체한 일정도 짧다. 그가 정부관계자들과 보내는 시간도 불과 대여섯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는 몇가지 중요한 현안은 짚고 넘어갈 생각이다. 김대통령의 6월 방미(訪美)나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양국간 협조, 대(對) 북한정책, 대북한 경수로지원 분담금 및 중유(重油)비용 처리문제 등 당장 얘기되어야 할 현안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중 김대통령의 방미는 가장 급하다. 정부는 김대통령의 방미가 갖는 역사성 상징성에 맞게 그 성과도 실질적인 것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IMF사태 극복을 위한 한국의 노력이 평가받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분위기가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한 예다.

김대통령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관철시킨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대한(對韓)투자사절단이 5,6월에 집중 방한한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해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측으로부터 정부 또는 민간투자사절단 파견 약속을 받아내는 일도 그렇다.

정부는 올브라이트장관과 이런 현안들을 미리 논의할 작정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방한은 6월 한미 정상회담의 ‘예비회담’ 성격을 갖는다.

대북정책 공조도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박정수외통부장관은 새 정부의 ‘정경(政經)분리 구상’과 얼마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차관급 비료회담의 경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와 지지를 구할 생각이다. 박장관은 또 올브라이트장관이 대북 중유비용의 분담 얘기를 꺼내면 차제에 ‘불가’라는 단호한 입장도 밝힐 생각이다.

〈제주〓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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