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포트 사망이후…]『학살주도 생존자 재판회부하라』

  • 입력 1998년 4월 17일 19시 28분


16일 크메르 루주가 폴 포트의 시신을 공개, 사망 사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혹을 일축했으나 캄보디아와 미국은 폴 포트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미국 등 국제사회는 ‘킬링 필드’의 진상 및 책임규명이 필요하며 크메르 루주 지도자 타 목 등 반인륜 범죄자들을 국제전범재판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 포트 부검요구〓크메르 루주는 16일 “심장마비로 숨진 폴 포트의 시신을 3일 이내에 화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캄보디아정부는 폴 포트가 국제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사망한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했다.

티아 반 캄보디아 국방장관은 태국에서 크메르 루주측과 만나 부검을 할 수 있도록 폴 포트의 시신을 넘겨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도 16일 “미국은 폴 포트의 시신에 대해 부검을 실시하자는 캄보디아의 요구를 지지한다”며 “폴 포트의 사망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루빈대변인은 “크메르 루주는 집단지도체제로 주요 지도자들은 범죄행위에 대해 공동책임이 있으므로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신 목격담〓크메르 루주는 16일 몇몇 서방기자에게 폴 포트의 시신을 공개했다. 이들은 폴 포트가 자연사했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WTN뉴스의 제이슨 블라입트로이기자는 “시신은 깨끗했고 상처나 부상의 흔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폴 포트를 단독취재했던 홍콩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의 네이트 테이어기자도 “교살됐거나 사살된 흔적은 없었다”며 “사망시간도 발표대로 15일 밤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크메르 루주의 앞날〓계속된 내분과 훈 센 정권의 소탕작전으로 크메르 루주 조직은 와해 직전에 놓여 있다. 특히 식량과 구호품을 얻기 위한 ‘협상카드’로 폴 포트를 이용하려 했으나 그의 사망으로 몰락이 당겨질 전망이다.

미국과 국제사면위원회 등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타 목과 반군 이론가인 누온 체아, 정치지도자 키우 삼판 등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이 국제재판에 회부될 가능성도 있다.

크메르 루주의 몰락은 7월26일 있을 총선 등 캄보디아의 정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방콕·프놈펜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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