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걸프전을 막기 위해 중재외교에 나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바그다드에서 21일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부총리와 회담한데 이어 22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과 만나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아난총장은 이라크방문 사흘째인 이날 새벽 아지즈부총리와의 3차협상을 끝낸 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서면합의작업이 진전되고 있으며 마무리단계에 있다”고 밝혀 극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라크관영 INA통신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어렵다”고 보도했으며 유엔측 협상대표단 관계자도 “양측 주장이 매우 팽팽하다”고 말해 아난총장과는 상반된 전망을 했다.
아난총장은 이날 정오(한국시간 오후6시) 후세인대통령과 만나 모든 사찰장소에 대한 유엔사찰단의 무제한 접근과 사찰과정의 완전한 통제를 허용하라는 유엔측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후세인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대응〓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1일 앨 고어 부통령 등 최고위급 관리들을 소집, 안보회의를 갖고 아난총장과 이라크측의 협상진행상황을 검토한 뒤 미국의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90분간에 걸친 회의후 “미국은 아난총장의 협상진행과 관계없이 공격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격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관련, 워싱턴의 관측통들은 미국이 이미 공격준비를 갖추고 있으나 다만 아난총장이 뉴욕으로 돌아와 이라크측과의 협상결과를 유엔 안보리와 미국측에 통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24일까지는 공격을 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공격개시 이전에 어떤 사전경고도 없을 것”이라며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들은 즉각 이라크를 떠나라”고 경고했다.
▼반미시위〓이라크 현지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아랍국 곳곳에서는 반미(反美)시위가 계속됐다.
요르단 남부 마안시에서는 이날 1천여명이 20일 시위에서 숨진 청년의 시체를 인도할 것을 요구하며 경찰서를 습격하고 국영은행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시위를 벌였다.
또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와 베들레헴에서도 팔레스타인인 3천여명이 시위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성조기와 이스라엘국기를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바그다드·워싱턴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