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뉴욕타임스]우선 후세인 마음 돌려놓자

  • 입력 1998년 2월 5일 07시 32분


이라크가 미국과 또 한번의 결전을 벌이지 않으려면 지금이야말로 정책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것 같다. 클린턴행정부는 외교공세와 군사력 시위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종전에 비해 훨씬 많은 미국인이 지지하는 무력사용 이전에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마음을 돌리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군부에 공격을 명령하기 전에 지칠 때까지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야만 한다. 러시아가 무기사찰단의 활동에 대한 타협안을 이라크에 제시했으나 거부됐고 다시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설혹 타결된다 하더라도 미국은 그 안을 거부해야 한다. 유엔의 결정대로 무기사찰단은 아무런 조건 없이 이라크의 어떤 지역이든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지난날의 역사에서 배운대로 시간을 끌면서 상대방 국가들의 의견이 갈라지고 걸프전 종전 당시 이라크에 부과된 책임사항들이 변경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공습이 실시된다면 공격목표는 공화국수비대의 사령부를 비롯해 대통령궁까지 포함된다는 소식이 있다. 그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사찰을 수용토록 하는 외교적 압력에 후세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다. 미국은 외교적 압력을 가중하면서 두가지 초보단계의 군사적 행동을 실시해야 한다. 그 하나는 이라크 전역에 대해 비행금지를 명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유수출 창구인 바스라항을 봉쇄하는 것이다. 만일 이라크가 이같은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은 후세인이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다른 모든 조치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때 비로소 공습이 실시되어야만 국제적인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뉴욕〓이규민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