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페레그린 몰락원인은 연고주의』…美뉴스위크誌 지적

  • 입력 1998년 1월 20일 20시 12분


홍콩의 투자회사 페레그린이 파산한 것은 단순한 투자실패가 아니라 아시아 특유의 연고주의와 경영방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근호는 “페레그린사 파산의 한 원인인 인도네시아 택시회사에의 엄청난 자금투자는 필립 토스회장과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맏딸 하르디얀티 루크마나와의 친분 때문이었다”고 밝히고 “이러한 연고주의 경영이 파산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지에 따르면 페레그린사는 초창기부터 신용검사 자산평가 등 투자의 기본요소를 무시한 채 친분과 연고를 활용하는 아시아적 경영방식으로 급성장했으며 토스회장은 이러한 카우보이식 경영을 자랑해왔다. 토스회장은 평소 엄청난 금액의 투자여부를 즉흥적으로 결정, 전화로 통보했으며 이번 인도네시아 투자건도 친분관계를 고려해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위크지는 또 홍콩의 재벌 리자청(李嘉誠)이 96년초 페레그린, 모건 스탠리 및 메릴린치 등 3개사를 초청해 투자를 요청하는 회의를 했을 때 회의가 결렬돼 3개사 대표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가던 중 토스회장만은 금방 돌아와 전액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페레그린사는 또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한 채 한두 사람이 투자 결정을 독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그린사의 한 직원은 “우리 회사가 인도네시아의 택시회사인 스테리 세이프에 투자한 것을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불투명한 경영방식 때문에 토스회장 자신도 페레그린사의 몰락을 전혀 예견하지 못했으며 파산 사실도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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