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MS社 하루 100만달러 벌금부과 기소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에 빙하기가 닥치는가」. 최근 미국 법무부가 지난 95년 불공정거래행위를 중지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어긴 혐의로 MS가 하루 1백만달러의 벌금을 물도록 연방법원에 기소한 이후 웹브라우저 시장의 판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는 PC제조업체들에 윈도95 사용 계약을 맺으면서 인터넷익스플로러(IE)도 PC에 미리 설치해 판매하도록 강요해 왔다. 최근 세계 1위 PC업체인 「컴팩」의 구매담당 스티븐 데커가 『컴팩의 제품에 넷스케이프의 네비게이터를 기본 웹브라우저로 한동안 제공했다가 MS가 네비게이터를 없애지 않으면 윈도95 사용을 불허하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이를 없앴다』고 법무부에 폭로하면서 이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법무부의 입장은 MS가 윈도95를 판매하면서 IE를 「끼워」팔았고 제품을 선택할 소비자의 권리를 제한했다는 것. MS는 윈도95와 IE는 별개의 제품이 아니고 윈도95 기능향상에 필수적인 구성요소라고 맞서고 있다. 또 컴팩의 폭로가 있은 후에도 여전히 『윈도95에 IE를 추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PC업체들에 네비게이터 설치를 막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핵심은 과연 윈도95와 익스플로러가 서로 다른 두개의 제품인지를 밝히는 것. MS는 『앞으로 인터넷은 CD롬과 같은 정보의 창고 역할을 할 것이고 이 때 IE는 필수적』이라며 『내년에 나오는 윈도98은 웹브라우저와 완전히 통합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MS가 윈도와 IE를 전혀 다른 제품으로 개념잡고 판매해 왔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MS의 행위에 대해 법무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넷스케이프사는 『윈도와 IE의 통합성 문제보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MS의 비신사적이고 기술발전을 막는 상행위가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웹브라우저 때문에 세계가 떠들썩한 이유는 웹브라우저 시장을 먼저 장악하는 회사가 앞으로 펼쳐질 전자상거래시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전자상거래의 기술표준을 선점하는 쪽이 최후에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은 MS가 승리하는 게 유리하다는 전망. 한 PC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의 PC업체들은 MS의 상표나 윈도95의 로고를 제품과 광고에 표시하거나 IE를 기본사양으로 설치하는 조건으로 상당한 할인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기술향상과 가격경쟁이 없는 독점적인 제품은 소비자에게도 득이 될 리 없다』고 못박았다. 〈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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