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로 덕본 곳]LA 오염물질 싹쓸이『쾌청』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동남아의 가뭄과 삼림화재, 인도네시아 비행기 추락사고, 파푸아뉴기니의 기아, 칠레의 10여년 이래 최악의 폭설과 폭우, 보다 강해진 허리케인…. 엘니뇨현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에 의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엘니뇨가 이처럼 지구촌의 골칫거리로 등장했으나 엘니뇨 때문에 뜻하지 않은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많다. 캐나다 어민들은 미국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태평양연안에 나타나던 고급어종 연어가 올해는 캐나다 앞바다로 대거 몰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형 스모그」라는 오명을 남길 만큼 대기오염이 심각한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엘니뇨에 따른 강한 바람으로 오염물질이 빨리 날아가 올 여름 비교적 맑은 하늘이 계속됐다. 올 겨울에도 청정한 하늘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레돈도해안에서 모래포대를 만드는 업체들도 강한 바람으로 질좋은 모래가 해안에 수북이 쌓이는 덕분에 인부들이 모래를 담는 속도가 40배 이상 빨라져 올해 매출액이 5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기뻐하고 있다. 잦은 「엘니뇨 재난」을 당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각종 재해보험가입도 늘어나 보험사들이 「엘니뇨 특수(特需)」를 누리고 있으며 지붕수리 업체들도 폭풍으로 부서진 지붕을 고치거나 재난을 우려해 튼튼한 지붕으로 개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칠레 중부에는 폭풍우로 10여명이 사망하고 6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나 혹서와 건조한 기후로 유명한 남부의 아타카마 사막에도 많은 비가 내려 갖가지 꽃이 피어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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