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장벽 붕괴때 호네커 총살주장 나왔다』

  • 입력 1997년 10월 25일 07시 47분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 구 동독 정치국은 에리히 호네커 당시 공산당서기장 총살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한스 헤르만 베르틀레 등이 동독 정치국회의 속기록을 바탕으로 펴낸 「공산당의 몰락」이라는 저서에서 공개됐다. 이 책에 따르면 헤르베르트 쿠안트 정치국원이 89년12월3일 열린 정치국회의에서 눈물을 흘리며 『공산당을 치욕스런 상황까지 몰고 간 호네커를 총살시키자』고 말한 것으로 속기록에 기록돼 있다. 그해 10월18일 호네커가 서기장에서 해임되면서 동독 공산당의 몰락이 시작됐고 후임 에곤 크렌츠 서기장은 주민들의 대량 해외도피와 가두시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베를린장벽의 문이 열리던 날 회의에서 한 정치국원의 『아, 이런 빌어먹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울부짖음 섞인 표현도 기록되어 있다. 호네커는 그해 12월 구소련으로 피신했다가 이듬해 독일로 소환돼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중 간암이 악화되자 병보석으로 출감, 딸이 사는 칠레로 건너가 현지에서 사망했다. 〈본〓김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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