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반환후 첫 국경절맞이]전국서 축제 열기

  • 입력 1997년 10월 4일 20시 16분


중국은 요즘 연일 경축분위기에 젖어있다. 올해의 분위기는 종전과 확연히 다르다. 거만함이 비칠 정도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건국 48주년을 맞아 1일부터 5일까지의 황금연휴기간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국경절(國慶節·10월1일)기념행사에서 느낄 수 있다. 베이징(北京)의 톈안문(天安門)광장은 매일 전국에서 수십만명이 몰려 하루종일 북적거리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3일밤 프랑스월드컵 예선 사우디와의 홈경기에서 중국이 1대0으로 승리한 기쁨을 축제에 더 보탰다. 1일 오전6시경 톈안문광장에서 거행된 국기게양식에는 수십만명의 인파가 운집, 오성홍기(五星紅旗)가 일출시간에 맞춰 올라가는 순간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베이징 시 전체가 붕 뜨는 느낌이었다. 국경절 행사를 보기 위해 미국에서 왔다는 한 화교여인은 감격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톈안문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은 장안대가는 밤이면 홍콩반환 때와 같이 수만개의 전구가 대로를 뒤덮어 거대한 등광터널을 이루고 있다. 작년 국경절에도 없었던 모습이다.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기념리셉션에는 중국공산당 제15차 당대회에서 실각한 차오스(喬石)전인대상무위원장이 참석,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과 나란히 앉아 담소하고 술잔을 부딪치는 모습이 전국에 방영됐다. 차오스는 실각 전의 서열대로 장주석 리펑(李鵬)총리에 이어 세번째로 입장했으며 중국언론들도 차오스를 세번째로 명기했다. 외교관측통들은 이같은 뜻밖의 모습이 실각한 차오스에 대한 장주석 등 현 지도부의 배려와 함께 15차 당대회 이후 중국지도부가 단합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뜻으로 분석했다. 민족대이동도 볼 만해 상하이(上海)에서만 1백만명이 연휴기간 여행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특급열차인 덩샤오핑(鄧小平)호를 타고 홍콩을 여행하는 코스가 이번 연휴의 최고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금년 국경절이 유달리 화려하고 축제분위기에 들떠있는 것은 홍콩반환 후 처음 맞는 행사여서 중화민족의 자존심이 크게 고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중국이 최근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개혁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래의 초강국」을 향해 부국강병으로 치닫는 중국의 숨소리가 크게 들리는 듯하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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