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의 대통령선거후보들이 방문할 경우 만날 수 있는 관리의 직급 상한선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스탠리 로스)로 정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같은 기준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나 앨 고어 부통령처럼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한국의 대선후보를 만날 경우 미국이 특정후보를 선호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설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방침을 전하면서 집권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든 후보에게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87년 9월14일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있는 노태우(盧泰愚)민정당후보에게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을 면담할 기회를 부여,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표시가 아니라는 공식적인 논평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후보를 지원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92년 대선 때는 미국의 대통령선거 일정과 부분적으로 겹친데다 87년 노후보에 대한 배려가 비판을 받았던 탓인지 당시 김영삼(金泳三)민자당후보의 방미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행히 대선후보 가운데 아직까지 미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껏해야 차관보를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후보가 앞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