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게 이상이 있는 한 음악은 영원하다』
5일 타계한 게오르그 솔티경(卿)은 올해초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는 치밀하고 건축적인 구성, 기능적으로 완벽한 앙상블을 구축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지휘계의 거장이었다.
80년대 이후 카를 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이 잇따라 타계하면서 솔티는 전후 황금시대를 구축한 지휘계 명인중 유일한 현역 지휘자로 추앙을 받아왔다.
191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출생한 그는 부다페스트 음악원에서 작곡가 코다이와 바르토크에게 작곡과 지휘, 피아노를 배웠다. 61년 영국 코벤트가든 오페라극장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그는 이 극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71년 영국정부로부터 경칭호를 받았다. 71년부터 91년까지 20년간 미국 시카고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재임하며 활달하고 강건한 「시카고 사운드」를 구축했다.
솔티는 시카고 교향악단 퇴임 이후에도 전세계의 주요 관현악단을 객원지휘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도 그는 소속음반사인 데카와 계약 50주년을 기념해 베를린 필 지휘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발매하는 등 새 앨범 녹음을 그치지 않았다.
솔티의 지휘는 강건한 사운드와 직선미를 바탕으로 하는 객관적 성격을 지닌다고 평가된다. 이때문에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차갑다」 「인간미가 없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악구(樂句)간 유려한 연결을 잃지 않으면서 악기간의 대조와 균형을 동시에 추구, 후배 음악가들의 모범으로 자리잡았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