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떠오르는 50대 4인방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북경〓특별취재반] 鄧小平(등소평)의 사망으로 중국은 상당기간 江澤民(강택민·71)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핵심으로 李鵬(이붕·69)총리 喬石(교석·73)전인대위원장 등이 수뇌부를 이루는 집단지도체제가 이끌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70대 안팎의 연령층이어서 뒤를 이을 후계자군의 부상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지도층의 연경화(年輕化)를 국가적으로 추진, 조직적으로 50대의 차세대 리더를 키우고 있어 이들의 행보가 크게 눈길을 끈다. ▼호금도 정치국 상무위원▼ 중국의 최고권력기구인 공산당정치국 상무위 7인멤버의 하나인 胡錦濤(호금도·55)는 자타가 공인하는 차세대 총서기감이다.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당교 교장직도 겸임한 호는 주로 고위층의 당조직사업과 인사문제를 관리하는 막강한 위치에 있다. 청화대학 수리공정학과 재학중 공산당에 가입한 호는 안휘성출신이나 공청단(共靑團)감숙성서기를 지내는 등 감숙성에서 주요경력을 쌓았다. 「말주변이 좋고 생각이 민첩하다」는 평을 듣는 호는 업무추진력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88년 서장(西藏)자치주 서기로 있을 땐 대규모 폭동이 발생하자 철모를 쓰고 계엄부대 병사들과 함께 거리를 순시하는 과감성을 보인 바 있다. 당내 원로들에게도 잘보였고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호는 그러나 자신의 뜻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정치적 성향이 미지수다. ▼온가보 중앙서기처 서기▼ 溫家寶(온가보·55)는 호금도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세길을 달려온 천진(天津)출신의 차세대 리더. 현재 당정치국 후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다. 온은 趙紫陽(조자양)전총서기의 신임을 얻어 출세가도를 달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중앙판공청주임직과 당중앙직속기관공작위 시기에 온을 추천한 인물이 바로 조전총서기였다. 승승장구하던 온에게 제동이 걸린 것은 89년의 천안문사태. 온은 천안문사태 당시 무력진압 결정에 대한 지지표명이 늦어 이후 등소평의 눈밖에 났고 그로 인해 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무르는 불운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과 경제건설의 결합, 개혁개방의 심화, 당과 정부의 분리 등 진취적 사고의 소유자로 분석된다. 등 사후 조자양 전총서기의 재기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와 관련, 온의 거취 또한 관심의 초점이다. ▼왕조국 통일전선 부장▼ 온가보에 앞서 당중앙판공청주임을 역임한 王兆國(왕조국·56)은 하북성출신으로 흑룡강성 하얼빈공대를 나왔다. 호북성의 자동차공장 서기였던 무명의 왕을 발탁한 사람은 등소평과 胡耀邦(호요방)이었다. 「정치와 업무」에 뛰어난 점을 인정받아 41세 때 북경으로 뽑혀 올라와 중앙위원이 된 왕은 3년뒤 중앙서기처 서기에 진입, 중국정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지도자로 불렸다. 그러나 왕은 중앙판공청주임과 중앙기관당풍단정지도팀 책임자로 일하면서 지도층 자녀들의 비리를 단속, 원로들의 미움을 사게 됐다. 북경에서 쫓겨나 복건성 성장이 된 왕조국이 다시 북경의 요직에 복귀한 것은 지난 90년. 당중앙대만판공실 주임과 국무원대만사무판공실주임이라는 요직을 차지했다. 또 당중앙 통일전선부장직도 맡고 있어 대만문제를 다루는 실세로 꼽힌다. 지난해말 국무원대만판공실 주임직을 내놓은 왕의 향후 행보 역시 강택민 이후의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주목된다. ▼증경홍 중앙판공청 주임▼ 50대 4인방중 曾慶紅(증경홍·58)은 유일하게 강택민의 사람으로 알려진 실력자다. 그는 89년 상해시 당조직부 부부장에서 강총서기에 의해 중앙으로 발탁됐다. 초기 중국공산당에서 毛澤東(모택동)과 비슷한 위치에 있던 曾山(증산)이 그의 부친이다. 이로 인해 증경홍은 태자당(太子黨)의 핵심멤버로 간주된다. 강서성 출신으로 북경공업학원을 나왔다. 그는 온가보와 왕조국이 맡았던 당중앙판공청주임과 당중앙직속기관공작위서기직에 올라 있다. 당중앙판공청은 당중앙의 문서 회의 등을 담당하고 최고위층의 정책결정에 이용되는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며 경호 및 생활을 돌보는 등 최고권부의 종합비서실에 해당하는 곳으로 역대주임 楊尙昆(양상곤) 汪東興(왕동흥) 교석 등에서 보듯이 국가 영도자급을 배출해온 곳이다. 따라서 강총서기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증경홍은 상해방(上海幇)중심의 권력공고화 작업 등 등 사후 예상되는 권력재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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