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엔사무총장 코피 아난 확정…美지지로 「실세」기대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5분


제7대 유엔 사무총장에 코피 아난 현 사무차장(가나 출신)이 사실상 선출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3일 오후(현지시간) 아난 사무차장을 전원합의에 의해 신임 사무총장으로 총회에 천거키로 결정했다. 아난 사무차장은 그동안 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온 프랑스가 이날 거부권 행사를 철회한데 이어 나머지 3명의 후보가 사퇴, 표결없이 차기 사무총장으로 천거됐다. 아난 사무차장은 17일 열리는 총회에서 형식적인 인준절차를 거치면 내년 1월1일부터 5년의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사무총장으로 정식 임명된다. 이로써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현 사무총장의 연임에 반대해 온 미국과 그외 연임을 찬성한 대다수 국가들 사이에서 빚어졌던 갈등은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이번 차기 사무총장 선출과정에서 나타난 미국의 행동은 어떤 국제기구의 수장도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면 온전할 수 없다는 나쁜 선례를 남겨 대다수 회원국은 물론 자국내에서도 「강대국의 횡포」라는 심각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아난 사무차장은 친미인사로 그동안 미행정부와 의회가 부트로스 갈리를 미워해 유엔에 대한 경제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아난 사무총장 시절에는 유엔의 형편이 나아져 본연의 역할에 다소 활기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난 차기 사무총장은 미국 MIT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지난 62년부터 유엔에서 일해 왔으며 한반도상황에 관심이 많아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62년 유엔에 발을 들여 놓은 뒤 아프리카경제위원회를 시작으로 세계보건기구,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 유고문제 특사, 평화유지군담당 사무차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13일 사무총장으로 최종 피선되기까지 프랑스어를 영어만큼 능숙하게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안보리 이사국인 프랑스가 계속 거부권을 행사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미국 매칼레스타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MIT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스웨덴 여성과 결혼해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유엔본부〓李圭敏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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