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트디즈니-中정부, 영화 「달라이라마」싸고 신경전

  • 입력 1996년 11월 27일 20시 10분


「權宰賢기자」 「시장의 논리」를 앞세우는 미국 자본주의와 「힘의 논리」뒤에 숨은 중국 권위주의가 만나 「창작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 티베트의 망명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생애를 제작중인 미국 영화 「쿤둔」에 최근 중국이 강력한 반감을 표시하자 제작사인 월트 디즈니는 세계최대의 시장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쿤둔」은 올해초 디즈니로 옮긴 「택시 드라이버」와 「성난 황소」의 명감독 마틴 스콜시즈가 메가폰을 잡고 지난 51년 중국에 합병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 59년부너 망명생활을 계속해 오고있는 달라이 라마의 생애를 담고 있는 영화. 중국내 영화 제작과 배포는 물론 외화수입도 관장하고 있는 중국 영화실 관리들은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를 소재로 했다는 것만으로 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제작중단 압력에 나섰다. 영화실장 리우 지앙즈홍도 지난달 미국방문시 디즈니사 중역진에게 직접 불쾌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는 물론 만화책과 캐릭터상품 등의 잠재적 어린이 고객만도 3억명이 넘는 최대시장. 최근 중국대륙에 상륙한 디즈니의 만화영화 「라이온 킹」의 열풍에서도 그 위력을 과시했었다. 아시아시장을 총괄하는 디즈니의 홍콩지사는 최근 이런 거대시장의 보복조치가 의미하는 손익계산서를 이미 본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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