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장님 지킬 게 많죠?” 의혹 그 업체… 농협 계열사, 내년에도 계약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0일 19시 36분


경찰, ‘강호동에 1억 뇌물’ 수사 중인데
계열사는 용역 계약 연장 검토 논란
농협 측 “경쟁입찰 준비 위해 한시 연장” 해명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농협 계열사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게 1억 원을 건넨 혐의로 수사받는 A 씨의 업체와 내년에도 계약 연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농협 등에 따르면 한 계열사는 A 씨가 운영하는 서비스 업체 B 사와 용역 계약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B 사는 2015년부터 미화·주차 용역 등을 맡아오며 농협과 10년 가까이 거래를 이어온 곳이다.

문제는 A 씨가 2023년 말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강 회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 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A 씨가 강 회장에게 용역 사업 계약과 관련한 편의를 부탁하며 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올 10월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건물과 강 회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특히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A 씨가 강 회장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농협 계열사가 용역 계약을 경쟁 입찰로 전환하려 하자 A 씨는 지난해 10월 강 회장에게 “저는 잃을 게 없지만 회장님은 지킬 게 많으시죠?”라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해당 공고는 돌연 취소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회장에게 금품을 건네고 협박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업체와 농협 계열사가 계약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농협 측은 “(B 사가 담당하는) 도급 업무에 대해 내년엔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할 건데,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기존 업체와 한시적으로 계약을 연장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규상) 협력업체가 일정 평가점수를 넘으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은 B 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A 씨는 최근 강 회장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한 바 있다.
#농협#강호동 농협중앙회장#용역 계약#경쟁 입찰#금품 수수#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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