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못난이 감자, 과자-수프-술로 변신… 폐기량 연 24t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0일 03시 00분


[행복 나눔] 강릉 사회적기업 ‘더루트컴퍼니’
로컬 브랜드 차려 지역과 상생

모양, 크기 등이 판매에 적합하지 않은 감자인 ‘못난이 감자’로 만든 감자칩 ‘포파칩’. 더루트컴퍼니 제공
모양, 크기 등이 판매에 적합하지 않은 감자인 ‘못난이 감자’로 만든 감자칩 ‘포파칩’. 더루트컴퍼니 제공
강원 강릉시 사회적 기업 더루트컴퍼니 김지우 대표(34)는 상품성이 없는 못난이 감자로 과자를 업사이클해 농가 수익을 안정화하고 지역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2021년 회사를 설립한 김 대표는 강원 감자 농가가 고령화, 판매처 부족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현실에 주목했다. 특히 못난이 감자 폐기 문제와 감자 농업의 근간인 씨감자(종자) 품질 불균형이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강릉이 고향인 김 대표는 ‘강원을 대표하는 감자로 제대로 사업해 보자’고 결심했다.

더루트컴퍼니는 씨감자 생산, 재배, 가공, 브랜딩, 체험공간 운영을 아우르는 ‘감자 가치사슬’을 추구한다. 농촌진흥청이 ‘대한민국 최고 농업 기술 명인’으로 선정된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와 함께 씨감자 품종을 개발해 지역 농가와 함께 재배했다.

못난이 감자를 버리지 않고 상품화해 농가 손실도 줄였다. 대표적인 게 ‘포파칩’이다. 못난이 감자로 만든 감자칩으로, 기존 감자칩보다 바삭해 인기를 끌었다. 못난이 감자를 폐기하면 인력과 비용이 들고 환경 문제도 생기지만 오히려 새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더루트컴퍼니가 설립 초기부터 올해까지 줄인 폐기 감자량은 누적 약 24t이다.

김 대표는 2022년 강릉 월화거리에 ‘감자 유원지’도 만들었다. 감자 수프, 감자 솥밥, 감자눈 카레우동, 감자술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독특한 메뉴뿐만 아니라 감자 캐릭터 포파 기념품도 판매한다. 감자 유원지는 관광객 사이에서 강릉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방문객이 ‘감자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라고 말한다”며 “단순히 감자 요리를 맛보는 곳이 아니라 로컬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청년 일자리도 창출했다. 감자 재배, 매장 운영, 콘텐츠 기획, 식품 제조, 디자인 등에 청년이 로컬 브랜드 운영자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더루트컴퍼니의 성장에는 공공과 민간의 지원이 뒷받침됐다. 중소벤처기업부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 해양수산부 어촌신활력증진사업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사회적 가치 상품 전문몰 SOVAC 마켓에서 판로와 홍보를 지원받았다. SOVAC 마켓은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한 플랫폼으로 SK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나래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더루트컴퍼니는 지난해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행사의 SOVAC 마켓에 참여해 포파칩과 감자술을 홍보했다.

김 대표는 “감자는 지역 경제를 잇는 매개체이자 상징”이라며 “생산자, 지역 주민, 소비자가 함께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회적기업#더루트컴퍼니#업사이클링#못난이감자#농가수익#포파칩#행복 나눔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