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 절삭 없는 시력교정 ‘렌즈삽입술’, 장점과 주의 사항[기고/정태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30일 16시 36분


정태영 혜안서울안과 원장
정태영 혜안서울안과 원장
시력교정술 하면 흔히 라식이나 라섹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방식은 각막이 얇거나 고도근시, 심한 난시를 가진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한 번 절삭된 각막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수술을 고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술이 바로 렌즈삽입술이다. 사실 렌즈삽입술은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다. 초창기에는 백내장과 같은 부작용의 우려로 제한적으로 시행되다가 렌즈가 보완 및 개선되면서 최근에는 비교적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고 널리 시행되고 있다.

렌즈삽입술은 기존의 라식·라섹과 달리 각막을 건드리지 않는다. 대신 눈 속에 특수 제작된 렌즈를 삽입해 시력을 교정한다. 렌즈삽입술의 가장 큰 장점은 가역성이다. 렌즈가 필요 없게 되는 상황이 오거나 다른 안과 질환이 발생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 삽입된 렌즈를 제거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 눈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력을 교정한다는 점에서 눈에 부담이 적고 장기적인 안과 치료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한 렌즈삽입술은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도 빠르다. 특히 ICL과 같은 후방렌즈삽입술의 경우에는 홍채절개술이 필요하지 않아 수술 후 회복 기간이 짧고, 각막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나 야간 빛 번짐 같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사람에게는 각막 절삭형 수술보다 더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수술은 일반적으로 약 10분 이내로 짧게 끝나며, 미세한 절개만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상 복귀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안구 내부에 렌즈를 직접 삽입하는 고난도 수술인 만큼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의 숙련도와 임상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난시 교정의 경우, 렌즈의 삽입 각도와 위치가 미세하게 달라져도 교정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사전 검사 단계에서 전방 깊이, 각막 내피세포 수, 동공 크기 등을 정밀하게 측정해 개인에게 맞는 렌즈 크기와 도수를 선택해야 한다. 렌즈 크기가 눈에 잘 맞지 않으면 녹내장, 백내장과 같은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편 렌즈삽입술은 수술 그 자체보다도 수술 전 검사와 수술 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안전한 수술이 가능한지 수술 전에 판단하고, 수술 후 부작용 발생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렌즈가 제 위치에 잘 유지되고 있는지, 안압이나 각막 상태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을 소홀히 하면 렌즈가 잘못된 위치에 고정되거나, 장기적으로 안구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수술 기술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수술 시스템과 의료진의 관리 능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시력교정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의 불편함만을 해소할 방법을 찾기보다, 향후 눈 건강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각막을 보존하면서도 시력을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렌즈삽입술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물론 모든 의료 행위가 그러하듯 자신에게 맞는 수술인지를 정확히 진단받고, 숙련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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