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토 두른 마법사로 거듭난 천재 신경외과 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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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망토 입은 히어로인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벤저스’ 시리즈의 새로운 멤버로도 합류한다. ‘어벤저스: 인피니티워’는 2018년 개봉할 예정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망토 입은 히어로인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벤저스’ 시리즈의 새로운 멤버로도 합류한다. ‘어벤저스: 인피니티워’는 2018년 개봉할 예정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의 대표급 히어로는 아니다.

 1960년대 마블 코믹스에 처음 등장해 태어난 지 꽤 됐건만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다. ‘B급 히어로’라는 ‘짠한’ 별명까지 얻었던 이유다. 주인공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헐크’ ‘토르’처럼 막강한 신체적 능력을 가진 슈퍼 히어로들과는 다르다. 주된 무기는 유체이탈과 염력 같은 초자연적인 힘, 마법이다. 영화 개봉 전부터 ‘마블 영화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기대감이 높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스트레인지는 뛰어난 수술 실력을 가진 천재 신경외과 의사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듯 까칠하고 오만하다는 게 유일한 흠이다. 그러던 중 사고로 생명과도 같은 두 손을 다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수수께끼의 존재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턴)을 찾아가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깨닫는다. 깨달음은 고된 수련으로 이어지고 세상을 구원할 능력을 얻게 된다. BBC의 TV 영화 ‘셜록’에서 괴짜 탐정으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2015년) 속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으로 열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유의 까칠하면서도 지성미 느껴지는 연기로 B급 히어로를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히어로로 탈바꿈시킨다.

 이 작품은 시각적 표현부터 이전 마블 영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화려하다 못해 현기증이 날 듯하다. 마블 골수팬들은 영화화 소식이 처음 알려질 때부터 ‘만화 속 초자연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구현해낼 것인가’ 기대해 왔다. 상상을 현실로 끄집어내기 위해 미술팀은 3000개의 콘셉트 드로잉을 그려냈고 21개의 실제 세트를 구현했다. 여기에 러닝타임 115분 동안 3차원(3D) IMAX로 구현된 화면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마치 눈앞에서 지켜보듯 생생하게 체험하게 한다.

 제작자 케빈 파이기는 “마블 유니버스에는 지구 차원의 이야기가 있고, ‘토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저스’ 같은 우주 차원의 이야기가 있다”면서 “하지만 초자연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닥터…’는 그런 부분을 처음 다루는 영화로 가장 완벽한 진입점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다만 중반부까지 정신없이 치닫던 영화는 악의 근원이자 위협적인 존재 도르마무가 등장하는 순간 오히려 맥이 빠져 버린다. 도르마무를 만나기까지 스트레인지가 맞서야 하는 빌런 캐릭터 케실리우스 역시 평면적이다. 2012년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배우 마스 미켈센의 연기로도 살려내기 역부족인 듯하다.

★★★☆(별 다섯 개 만점)

장선희기자 sun10@donga.com
#닥터 스트레인지#마블#베네딕트 컴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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