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이런일이’ 신경섬유종 여성, 시력상실에 머리 함몰까지…“살고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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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21일 0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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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신경섬유종으로 얼굴이 무너져내린 30대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캡처
사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캡처
20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이하 세상에 이런일이)에서는 신경섬유종을 앓는 심현희 씨(33)의 사연이 공개됐다.

심현희 씨는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환자로, 얼굴의 피부 전체가 아래로 늘어져 이목구비조차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심현희 씨의 아버지는 “섬유종이라는 병이다. 자꾸 얼굴 살이 늘어지고 있다. 피부가 늘어지다 보니까 이렇게 (이목구비가) 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심현희 씨는 20년 전 앓은 녹내장 때문에 시력조차 잃은 상태였다.

심현희 씨의 아버지는 딸이 숨 쉬는 것에는 지장이 없느냐는 질문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늘어져서 코와 입 두 군데로 숨을 쉰다”고 답한 뒤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답답하다. 보고 있으면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얼굴의 혹 뿐만이 아니었다. 머리 뒷부분이 심각하게 함몰된 것.

심현희 씨의 아버지는 “태어났을 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지금 살아있는 게 기적이다”라며 “계속 (병원에) 갔지만 뚜렷하게 치료를 못하더라”고 말했다.

심현희 씨는 선천적으로 머리 일부분의 뼈가 형성되지 않은 채로 태어나 여러 번의 수술을 받았다고.

심현희 씨 아버지는 “(함몰된 부위에) 인공 뼈를 했었는데 학교에서 다쳐서 깨졌다. 그 뒤로는 (함몰) 부위가 너무 넓고 (두피를) 당겨서 감싸야 하는데 당길 게 없어서 인공 뼈로 씌울 수가 없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건 머리는 함몰 상태지만 뇌가 수축돼 뇌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

심현희 씨의 아버지는 “(딸이)지금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의 체구다). (팔이)이렇게 가늘다. 이게 33세 먹은 사람의 팔인가?”라며 속상해했다. 현재 심현희 씨는 키 130cm에 몸무게는 30kg에 불과했다.

심현희 씨는 늘어진 피부 때문에 발음을 제대로 하기 힘들어 컴퓨터를 통해 대화를 한다며 “살고 싶지 않았다. 돈도 많이 들고 걱정돼서”라고 적었다.

‘밖에 나가보고 싶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심현희 씨는 “사람들 시선이 싫다. 사람들이 웃을 때나 왜 그런지 물어볼 때 안 보여도 소리로 다 들을 수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심현희 씨는 “얼굴은 크고 코는 납작해서 돼지코 같다”며 “(얼굴이)작고 귀여웠으면 좋겠다. 예쁘게 화장도 하고 예쁜 옷도 입고 싶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심현희 씨의 어머니 역시 등 부위 등에 작은 혹이 가득했다. 어머니는 “결혼하기 전엔 없었는데 아이를 가지고 나서 생겼다”며 딸의 병이 자신 때문에 생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죄인처럼 살았다고 털어놨다.

심현희 씨의 어머니는 “현희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고, 어떤 때는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기도 하고 죽고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심현희 씨는 태어났을 땐 뚜렷한 이목구비로 어딜 가나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걸음마를 떼자 마자 혹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혹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졌다.

심현희 씨의 상태를 본 의사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병이다. 유전성 질환이다.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심한 사례”라고 말했다.

심현희 씨의 아버지는 “(혹이)하루가 다르게 커지니 힘들어하고, 걷지도 못해서 질질 끌고 다니고, 밥 먹다가 사레가 들리면 금방 숨 넘어갈 것 같이 그치지 않더라. 그걸 자꾸 보니까…”라며 말문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심현희 씨의 상태를 확인한 의사는 “(병원 내) 관련된 과를 전부 소집했다. 그런데 의견이 반반이었다. 수술에 대한 위험성 때문이다. 환자의 목숨까지도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는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으로 심현희 씨의 얼굴에 난 혹을 언급했다. 그는“이 부분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혹시 악성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심현희 씨는 그럼에도 수술을 갈망했다. 그는 “수술이 위험할 수도 있을텐데 그래도 하고싶냐”는 제작진의 물음에 쉽게 답을 하지 못했더니 “네. 하고싶다”며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전했다.

한편 ‘세상에 이런 일이’ 제작진은 방송 후 홈페이지를 통해 “<섬유종 내 딸>의 사연에 주인공 심현희 씨를 돕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문의가 많다”며 SBS 나도펀딩(http://nadofunding.sbs.co.kr)을 통해 심현희 씨의 의료비에 쓸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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