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중국, 한류스타 비자 발급 거부…한류 ‘빨간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일 06시 57분


■ 사드 여파 한중 관계 악화…연예계 파장

드라마 하차에 출연 제의도 끊겨
촬영 마친 작품 무기연기 소문도

중국어권에서 활약하는 한류스타가 중국측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사실이 2일 뒤늦게 알려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대중 관계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날 중국을 무대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한 한류스타가 중국 방문을 위해 비자를 발급받으려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한 관계 악화와 관련한 질문에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 한류스타는 2014년부터 중국 활동에 주력하며 현지 영화, 드라마, 웹드라마 등에서 활약해 왔다. 차세대 한류스타로서 주목을 받으며 국내보다 중국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받고 있는 그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을 활동 무대로 두고 있는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례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 여성그룹은 최근 광저우에서 한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을 앞두고 “외국인 출입금지” 조치로 호텔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남성그룹의 한 멤버는 중국드라마의 주인공에 캐스팅됐다 하차‘당하기’도 했다.

이미 현지에서 입지를 다지고 활동을 벌이고 있는 스타들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한 남성스타가 출연 중인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8회까지 방송을 마쳤지만 방영이 중단됐다. 이 스타의 소속사 대표는 익명을 요구하며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 출연 제의가 끊이지 않았는데 지난주부터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촬영 중이거나 이를 완료하고 편성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비는 드라마 ‘팔월미앙’, 박민영은 ‘시간의 도시’, 유인나는 ‘인현왕후의 남자 시즌2’ 촬영에 한창이다. 이종석과 구혜선은 각각 ‘비취연인’과 ‘전기대형’의 촬영을 마쳤지만, 방송사와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 드라마를 중국에 선보인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이미 다 찍어놓은 작품의 방송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동시방송을 노리는 사전제작 드라마의 경우는 어떨까. 일단 사드 배치 등 정치외교적 현안과는 아직은 상관이 없어 보인다. 2014년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화제를 모으면서 현지 방송담당 정책부서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이듬해 1월부터 해외 영상물 사전심의제와 함께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심의를 강화한 바 있기 때문이다. KBS 2TV ‘화랑:더 비기닝’과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은 이미 사전심의를 통과해 동시 방송에는 큰 차질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를 통해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를 동시방송하고 있는 제작사 삼화네트웍스의 박태영 기획제작본부장은 하지만 “중국 동시방송을 위해 심의를 받고 있는 한국 드라마가 이제는 이전과 같은 기간 안에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