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98년 영화 ‘쉬리’ 특별한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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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07시 00분


영화‘쉬리’에서 국가 특수비밀요원으로 출연한 한석규. 스포츠동아DB
영화‘쉬리’에서 국가 특수비밀요원으로 출연한 한석규. 스포츠동아DB
1998년 오늘, 서울 대방동 보라매공원에선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배우 한석규와 최민식, 송강호, 김윤진이 2층 높이에서 로프를 타고 뛰어내리고 있었다. 이들은 땅에 닿은 뒤 현란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영화 ‘쉬리’의 제작발표회 현장이었다. 연출자 강제규 감독과 함께 이들 배우는 직접 몸을 내던지며 ‘쉬리’의 출발을 알렸다. 이미 6주 전부터 하루 5시간씩 실감나는 무술 및 총기 액션 훈련을 받아온 이들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는 듯했다.

27억 원이라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액수의 순제작비에 마치 현실 속 전투를 보는 듯한 총격전, 남북 분단의 현실 속 치열한 첩보전, 첩보요원과 남파간첩의 애절한 사랑 등 이제껏 보지 못했던 신선한 기획은 최종 전국 관객 620만의 관객을 모은 원동력이 됐다.

특히 삼성영상사업단으로 상징되는 대기업 자본이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고 기획과 제작, 홍보마케팅과 투자배급이 철저히 분화한 형태로 한국영화 산업 시스템의 한 원형을 제시한 점도 하나의 기록으로 남았다.

이날 이색적인 제작발표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극중 도심 총격전 장면에 대한 언론 공개 등으로 이어졌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귀를 때리는 총격 소리에 놀랐고 그 실감나는 현장감에 또 한 번 놀라며 ‘쉬리’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결국 ‘쉬리’는 당시까지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다시 쓰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출발점으로 남았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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