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이상윤 “여자한테 빠지면 간 쓸개 다 주는 스타일이래요”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7시 00분


■ ‘인생은 아름다워’ 끝나자마자 ‘즐거운 나의집’ 합류…‘주말극의 사나이’ 이상윤

유현미 작가와 의리지키자
휴식없이 ‘…나의집’ 출연

센사람은 피하라던데…
김혜수 선배와 호흡

참 깔끔한 연기 감탄!
힘빼는법 배우고 있죠

‘인생은 아름다워’에 이어 ‘즐거운 나의집’으로 바쁘게 활동중인 이상윤이 ‘엄친아’가 아닌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인생은 아름다워’에 이어 ‘즐거운 나의집’으로 바쁘게 활동중인 이상윤이 ‘엄친아’가 아닌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데뷔 초에 그의 이름 앞에는 연기력 보다 서울대 출신의 ‘엄친아’라는 수식어가 더 자주 붙었다. 하지만 이제 이상윤(29)을 말할 때 그의 학력이나 집안을 화제로 삼지 않는다.

이상윤은 자신을 이렇게 단편적으로만 평가하는 수식어를 뛰어 넘기 위해 연기에만 집중했다. 2007년 데뷔한 이래 ‘에어시티’ ‘미우나 고우나’ ‘신의 저울’ ‘사랑해 울지마’ 등 총 7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서울대 출신 연예인’이 아닌 ‘느낌 좋은 연기자’로 거듭났다.

최근 그는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이어 MBC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까지 숨가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인생은 아름다워’가 이상윤에게 남긴 것들

이상윤은 ‘인생은 아름다워’를 촬영하는 9개월 동안 제주도와 서울을 오갔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 중 가장 오래 매달린 작품이다.

“호흡이 긴 작품이라 중간 중간 기복이 있었을 법도 한데 참 편하게 흘러 왔어요. 9개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호섭이라는 캐릭터에 깊게 몰입된 것도 컸고, 워낙 김수현 작가님의 대본이나 제작진의 호흡이 좋았거든요. 제주도의 좋은 기운이 힘을 준 건지도 모르겠고요.(웃음)”

이상윤은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무엇보다 가족 같은 동료 연기자들을 얻었다며 웃었다.

“제주도 촬영이 많다보니 숙소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고 친해질 기회도 많았죠. (조)미령 누나가 요리를 잘해서 숙소로 우리를 자주 불렀어요. 월남쌈도 해주시고, 수제비, 불고기에... 식사 자리로만 끝나지 않고 간단히 맥주 한잔씩 하다 보니 술로 친해진 끈끈한 사이가 됐죠.”

● 나와 참 많이 닮은 창의 형

‘인생은 아름다워’의 출연자 중 송창의는 그에게 더욱 각별한 존재다. 2008년 ‘신의 저울’에서 만난 후 친형제와 다름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을 뿐 아니라, 연기 선배로서 멘토같은 존재가 됐다.

“서로 참 많이 닮아있다고 얘기해요. 이상형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음식이나, 술, 생각하는 성향도 참 닮았더라고요. 형이랑 연기에 대한 생각도 나누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이상윤은 송창의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면서 뮤지컬, 연극 등 무대에 대한 꿈도 꾸게 됐다. “연기자로서 무대 연기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줬어요. 드라마만 해서는 알 수 없는 연기에 대한 또 다른 매력를 무대에서 배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뮤지컬은 아직 보컬, 댄스 준비가 미흡해 힘들고, 연극 무대는 빠른 시일 내 도전해 보고 싶어요.”

● ‘즐거운 나의 집’ 출연은 유현미 작가와의 의리

9개월간의 대장정으로 지쳤을 법도 한데 이상윤은 김수현 작가의 허락을 어렵게 얻으면서 MBC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출연을 결정했다. 주변에서는 연기자로서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며 만류했지만 유현미 작가와의 약속이 더 중요했다.

“올 봄 ‘신의 저울’ 식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유현미 작가님이 작품에 대해 얘기해 주셨어요. 유 작가님은 미스테리물에 굉장히 강하시거든요. 늘 그렇지만 이번도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어요.”

‘즐거운 나의 집’에서 이상윤의 상대역은 평소 카리스마의 여왕으로 알려진 김혜수. 측근들은 김혜수의 존재감때문에 이상윤이 가려지는 게 아닐까 걱정도 많았다.

“김영철 선배가 어느 날 저에게 오셔서 ‘센 사람들하고는 무조건 붙으려고만 하는데 피할 수 있으면 피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을 했어요. 그때는 나를 너무 순하게만 보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젠 그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아요.”

● “내가 본 김혜수 깔끔하고 정확…연기할 때 편해요”

이상윤은 김영철의 조언대로 요즘 김혜수와의 호흡에서 힘을 빼는 법을 배우고 있다.

“탁구를 칠 때처럼 공을 주고 받는 흐름이 좋아요. 김혜수 선배님은 정확하게 던져 주시니까 제대로 받기만 해도 공은 넘어가잖아요. 첫 대면 자리에서 인사를 한 후 바로 대사를 던지시더라고요. 저도 얼떨결에 대사를 받아쳤죠. 처음에는 선배님과 대등하게 보이려는 욕심으로 연기를 했더니 부담스러워 보인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욕심을 버리고 힘을 뺄수록 좋은 연기가 된다는 김영철 선배님 말씀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이상윤은 또 김혜수의 연기에 대해 ‘참 깔끔하다’고 표현했다.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으면서 연기를 완벽하고 깔끔하게 하세요. 저는 흘리고 가는 게 참 많거든요. 선배님과 작품하는 동안은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연애, 그리고 결혼

그는 ‘사랑해 울지마’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이유리, 남상미와 각각 신혼부부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그도 연기하는 동안 ‘실제 내 결혼 생활은 어떨까’ 궁금했다고 한다.

“서른 이후에 결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서른이네요. 서른다섯 전에는 해야죠. 결혼보다 얼른 연애부터 하고 싶어요. 원래 하나에 꽂히면 올인하는 스타일이라 사실 겁이 좀 났어요. 연기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사랑에 올인하면 안되잖아요. (송)창의 형이 그러더라고요. ‘너나 나나 여자한테 빠지면 간, 쓸개 다 빼주는 스타일 아니냐’고. 이제 좀 현명하게 사랑도, 연기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여자가 없네요.(웃음)”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