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파업 되풀이… 왜?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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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협상타결 정상방송

외주사 100여개 난립… 지상파 편성따기 치열
톱스타 거액 출연료에 단역 - 스태프 희생 구조
“72%가 연봉 1000만원 안돼”…출연료 떼이기도
MBC ‘동이’의 동이(한효주·왼쪽)와 숙종(지진희). ‘동이’의 제작사가 6일 연기자들에게 밀린 출연료를 지급함으로써 연기자들이 출연 거부를 철회하고 촬영을 재개했다. 사진 제공 iMBC
MBC ‘동이’가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한예조) 소속 연기자들의 출연 거부로 결방 직전까지 갔다가 출연 거부 나흘째인 6일 오전 11시 반 이 드라마의 외주제작사인 리더스콘텐츠컴패니와 한예조의 협상 타결로 경기 용인시의 세트장에서 촬영을 재개했다. 리더스콘텐츠컴패니는 미지급된 출연료 전액을 지급하고 앞으로 출연료를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 ‘동이’ 제작진은 당장 6일 밤에 방영하는 내용을 촬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촬영장에 위성중계차를 배치해 영상을 위성으로 서울 MBC로 보내 즉시 편집했다. 하지만 한예조는 ‘동이’ 외에 MBC 외주드라마 6편의 미지급 출연료 약 21억6000만 원에 대한 지급을 보증 받지 못해 MBC를 상대로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한예조에 따르면 지상파 3사에서 내보낸 외주제작 드라마 가운데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드라마는 8월 31일 현재 ‘파스타’ ‘그들이 사는 세상’ 등 14편, 액수는 약 47억4000만 원에 이른다. 한예조는 출연료 미지급의 1차 책임은 제작사에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부실 제작사에 드라마 제작을 맡기고 제작비는 적게 주는 방송사에 있다고 주장한다. 한예조는 KBS, SBS와는 밀린 출연료 지급 보증에 합의했다.

○지상파에 목매다는 외주 제작사

이번 사태는 방송사-외주제작사-연기자 간의 오랜 갈등 고리와 부실한 제작 관행이 곪은 결과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상파는 방송법에 따라 외주 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 편성해야 한다. 방송 콘텐츠 활성화가 그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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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작사가 100여 개에 이르는 데 비해 드라마를 방영할 수 있는 지상파는 3개뿐이어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제작사들은 지상파 방영권을 따내기 위해 톱스타나 인기 작가를 캐스팅해야 하고 당연히 제작비는 급등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제작비의 60%가 출연료로 나간다.

지상파가 외주 제작사에 지급하는 드라마 제작비를 현실화하는 문제도 시급한 실정이다. 미니시리즈의 회당 제작비는 1억5000만∼2억 원인데, 지상파는 통상 제작비의 50∼70%만 지급하기 때문에 제작사들은 협찬 등으로 부족한 금액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

○톱스타에 몰리는 제작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12월 기준 국내 10대 제작사 가운데 8곳이 적자였다. 제작사들의 캐스팅 경쟁으로 주연급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회당 수천만 원으로 치솟았지만 대다수 제작사의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조연이나 단역, 스태프가 희생을 강요당하는 구조다.

한예조의 김응석 위원장은 “연평균 수입이 1000만 원도 안 되는 연기자가 72%에 달한다”고 말했다. 52년째 조연급으로 활동한 박종설 씨(68)는 “출연료조차 받지 못해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려고 사채를 빌려 쓰다 고통을 겪는 후배 연기자들이 많다”며 “영세한 제작사들이 출연료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라마가 끝나면 회사를 없애고 잠적하는 일이 많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톱스타의 출연료가 드라마 시청률과 비례하지 않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며 “방송사와 제작사는 톱스타 캐스팅에만 투자하기보다 대중을 만족시킬 작품성 자체에 투자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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