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연예계 ‘슈퍼맘’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애 낳았다 그래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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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5일 07시 00분


‘이제는 제2의 전성기.’ 딸 연아 양을 한 손으로 안고 있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슈퍼맘’ 김희선. 결혼 이후에도 미혼 시절 못잖은 CF 러브콜을 받으며 활동을 왕성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제2의 전성기.’ 딸 연아 양을 한 손으로 안고 있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슈퍼맘’ 김희선. 결혼 이후에도 미혼 시절 못잖은 CF 러브콜을 받으며 활동을 왕성하게 이어가고 있다.
■ 김희선·전도연 등 톱여배우들 ‘출산=은퇴’ 고정관념을 깨다

“연예 활동은 계속한다.”

요즘 결혼을 발표하는 여성 톱스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제는 결혼은 물론 출산 이후에도 활동을 그만하겠다는 여성 연예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여자 스타에게 따라다니던 ‘결혼=은퇴’ 혹은 ‘출산=은퇴’라는 공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남자의 아내는 물론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이후 더욱 각광받는 스타들이 넘쳐난다. 이들은 아내, 엄마, 심지어 며느리라는 이름의 가족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연예활동에서도 미혼 시절 누린 영광과 명예를 잃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들을 ‘슈퍼맘’으로 부른다.

“아이는 제2의 힘”…엄마배우들이 당당해졌다

김남주, 김희선, 송윤아, 전도연…. 한 남자의 부인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활발한 연예활동으로 사랑받고 있는 톱스타들이다. 김지영, 김지호, 김희애, 손태영, 오연수, 유호정, 이요원, 황신혜 등도 엄마이면서 연기자로서 펼치는 꾸준한 활동으로 회자된 지 오래다. 10월 출산이 예정된 고소영, 현재 임신 초기인 이영애 등을 추가하면 현재 한국 연예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여성 톱스타들 대부분은 이미 ‘아내이자 엄마’이다. 이들은 결혼은 물론 출산 뒤에도 여전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오히려 결혼 및 출산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더욱 큰 화제를 몰고 다닌다.

● 만혼의 결혼…출산은 필수

고소영과 김남주, 김희선, 송윤아, 이영애, 전도연 등 톱스타들 대부분은 30대 초반에서 후반대 나이에 결혼했다.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따진다면 꽤 늦은 셈이다.

고소영은 동갑내기인 배우 장동건과 20년의 우정 끝에 38살의 나이에 결혼했다. 송윤아 역시 설경구와 3년여 세월을 만난 뒤 결혼에 골인했다. 이영애도 10여년 전 교제했다 헤어진 뒤 다시 만난 재미사업가 정 모 씨와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그 만큼 짧지 않은 시간 자신을 지켜봐온 사랑을 지킨 뒤 결혼한 셈이다. 이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동안 한편으로 자신과 인생을 함께 할 상대를 찾는 데 그만큼 신중했음을 의미한다.

“30대가 배우로서 가장 완숙한 나이대”라고 말해온 이들은 더욱 성숙한 시선으로 세상과 일과 사람을 바라보게 되며 그때 다가온 사랑에 대한 확신은 신중한 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스타들은 대부분 결혼 2년이 채 되지 않는 시점에 아이를 낳았다. 아무래도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임신과 출산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 때문에 결혼 직후 아이를 갖거나, 결혼 이전에 이미 임신했음을 알리는 데 부담감이 없다.

이는 사회적으로 여성의 위상이 높아지고 각 부문의 영역이 세분화, 전문화하면서 이들이 더 이상 결혼과 출산 등으로 자신들의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 환경에 힘입는다.

경기여성정보웹진 ‘우리’가 벌인 설문조사에서 많은 남성들이 여성에게 배울 점으로 ‘직장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는 슈퍼맘의 능력’을 꼽았고, 여성의 70.5%가 ‘가족의 생계를 남편이 책임져야 한다’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한 점은 변화한 사회상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물론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다양해지고 이를 즐기는 연령층이 확대되면서 그녀들을 ‘기혼자’의 이미지와 선입견으로 바라보지 않게 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많은 관계자들의 분석은 더욱 설득력이 있다.

● 톱스타에서 ‘슈퍼맘’으로

이들 톱스타들은 모두 20대에 데뷔한 이후 줄곧 아름다운 외모를 잃지 않고 있다.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wannabe)’로서 오랫동안 시샘어린 사랑을 받아왔다. 이들은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여전히 매력을 잃지 않은 채,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있다.

김희선과 고소영, 이영애 등은 미혼 시절 못지않은 CF ‘러브콜’ 속에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송윤아와 전도연을 비롯한 많은 연기자들 역시 활동을 이어가며 때론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이는 데도 머뭇거림이 없다.

최근 케이블채널 스토리온의 프로그램 ‘수퍼맘 다이어리’가 3659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엄마가 된 후 더욱 매력적인 슈퍼맘 여배우’를 물은 결과, 김희선과 김희애, 황신혜, 전도연, 손태영 등이 꼽힌 것도 이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낸다.

‘수퍼맘 다이어리’의 이원형 팀장은 “자신의 일을 하든, 그렇지 않든 일정한 삶의 방향을 갖고 아이도 잘 키우면서 아내와 며느리로서 역할도 놓치지 않는 사람”을 ‘슈퍼맘’으로 규정했다. 이 팀장은 “그녀들은 누구의 엄마나 누구의 부인으로서가 아니라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정체성을 찾아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 연예인들의 경우 대중으로부터 잊혀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경향과 욕망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맘 스타들은 끊임없는 자기관리의 힘겨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출산 이후 미혼 시절 간직했던 매력을 잃지 않기 위해 다이어트 등 외형적인 노력은 물론 끊임없는 자기관리를 통해 활발한 활동의 기회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 역시 ‘엄마와 아내’로서 살아가는 현실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이원형 팀장은 “‘수퍼맘 다이어리’의 출연진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여성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각과 그 속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데 힘겨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과 육아, 가사의 부담을 적절히 분배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 역시 말처럼 쉽지 않다. 이 팀장은 “남편과 부모 등 가족의 도움이 없이 ‘슈퍼맘’으로 살기는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어떤 조직 안에서 무언가를 이뤄내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제공|채용빈 포토그래퍼·마리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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