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男은 봉!… 뭐니? ‘어그녀’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1월 2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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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부츠 사느라 용돈 다 쓴 뒤…매일매일 소개팅하며 끼니 해결

이른바 ‘생계형 소개팅녀’가 올린 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사진은 문제의 글과 이를 비난하는 댓글들.
이른바 ‘생계형 소개팅녀’가 올린 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사진은 문제의 글과 이를 비난하는 댓글들.
‘생계형 소개팅녀’가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모 여대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한 여대생의 “생계형 소개팅 2주 중”이라는 제목의 글이 26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옮겨진 것이 발단. 이 여대생은 “이번 달에 어그부츠(털달린 가죽부츠)를 사서 용돈이 정말 한 푼도 없다. 살아남기 위해 주변 아무도 몰래 생계형 소개팅을 시도했다”고 사정을 밝힌 뒤 “지난 2주 동안 딱 하루 빼고 (소개팅을) 계속했다”고 적었다.

이어 “배고프니까 남자는 안 보이더라. 제일 맛있게 얻어먹은 게 송아지 스테이크, 그 다음이 차이나 팩토리”라며 “소개팅할 때는 무조건 직장인을 강추한다. 학생이랑 하면 무슨 약속이나 한 듯 스파게티만 먹는다”며 투덜거리기도 했다. 또 “밥만 먹고 금방 헤어지는 게 너무한 것도 같지만 익숙해진 것 같다”며 “일주일 더 버텨야 해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다고” 적었다. 이미 2주일간 13번의 소개팅을 하며 끼니를 해결한 것으로 모자라 앞으로 1주일 동안 더 하겠다는 셈이다. 비난받을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살아남기 위해 소개팅을 하는 나를 나쁘다고 욕하지 마”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자 화가 난 누리꾼들은 여대생을 ‘어그녀’, ‘생계형 소개팅녀’로 지칭하며 글을 인터넷 곳곳으로 옮겼다. 또 “소개팅이 아니라 등쳐먹기 수준이다”, “남자는 도대체 무슨 죄인가요”, “글쓴이 같은 여자 때문에 여대생들이 싸잡아 욕먹을까 무섭네요” 등의 댓글을 달며 비난했다. “2주일에 13명이나. 외모가 출중하거나 능력이 좋으신대요?”, “결국 남자들이 돈을 모아 어그부츠 사준 꼴”이라며 비아냥거린 누리꾼들도 있었다.

일부에선 “그 학교 학생들만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익명으로 올린 글이 이렇게 유포되는 게 잘못된 것”, “글쓴이도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을 것이다”며 옮긴이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에서는 비난을 넘어 이 여대생이 다니는 대학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이 여대생이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키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여대생의 온갖 신상이 공개된 것처럼 또 다른 ‘신상 털기’의 피해자가 되는 게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에디트|김아연 동아일보 기자·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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