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마다 같은 프로그램 왜?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1분


복수채널사업자, 계열 방송사에 중복 편성

CJ미디어 온미디어 등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가 같은 프로그램을 계열 내 여러 채널에서 방영하면서 ‘채널만 많고 볼거리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열 내 여러 채널이 프로그램을 맞바꿔 편성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tvN 채널CGV 올리브 등 12개 채널을 운영하는 CJ그룹의 CJ미디어·엠넷미디어는 tvN의 토크 쇼 ‘택시’(사진)의 지난 회차를 계열 채널인 올리브 엠넷 엑스포츠 등 세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다. tvN은 또 올리브의 ‘연애 불변의 법칙-나쁜 남자’와 엠넷의 ‘총각 연애하다’를 방송하고 있다. 엠넷과 KMTV는 ‘와이드 연예뉴스’ ‘허참의 골든 힛트송’을 함께 방송한다. 엠넷은 올리브의 ‘악녀일기 시즌3’를 방영하고 있다.

온스타일 스토리온 등 9개 채널을 운영하는 온미디어도 스토리온이 방영하는 ‘수퍼맘’을 일주일 간격을 두고 투니버스에서 방영하고 있다. 온게임넷과 수퍼액션은 바둑TV의 월드바투리그를 방영하고 있다. 온미디어의 안미현 대리는 “‘수퍼맘’은 어린이들도 목표 시청자 층이어서 투니버스에도 편성했다”라고 말했다.

CU미디어는 코미디TV에서 YSTAR의 ‘스타뉴스’를 방영하고 있으며 반대로 YSTAR는 코미디TV의 ‘애완남 키우기 나는 펫 시즌6’을 방영한다. YSTAR는 코미디TV에서 방영했던 ‘선우재덕의 데미지’를 내보내고 있다.

케이블 채널의 한 편성 관계자는 “이처럼 케이블 채널들의 프로그램 중복 편성은 콘텐츠 수급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여러 채널에서 낯익은 프로그램을 만날 때마다 식상하다고 말한다.

특히 다른 채널에서 가져온 프로그램이 채널 이미지에 맞지 않거나 시청률이 기대 밖으로 저조해 중간에 방송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온스타일의 ‘프로젝트런웨이코리아’의 경우 한 달 뒤 OCN에서 재방송했지만 시청률이 낮아 10회 중 4회만 내보내고 중단했다. 엠넷미디어의 박경수 팀장은 “tvN ‘택시’의 경우 가수가 출연했던 회를 방영하는 등 음악 채널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콘텐츠를 수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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