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프로그램 폐지 관련 이경숙 의원측 입장

  • 입력 2005년 1월 19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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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의원이 이종격투기 프로그램을 폐지시켰다고요?”

KBS SKY의 이종격투기 프로그램 전면 폐지와 관련해 ‘외압설’에 시달리고 있는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측이 19일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18일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격투기 프로그램의 폭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었다. KBS는 새해들어 이달 17일 이종격투기 프로그램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이후 이 의원에게 격투기 마니아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경숙 의원이 폐지시켰다”, “여당 의원의 압력에 KBS가 굴복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 의원측은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의원측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시민단체에서 공영방송이 폭력성이 강한 이종격투기를 중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을 해왔고, KBS도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해왔던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그는 문화관광위 소속 의원으로서 세간에서 일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지, 결코 ‘폐지하라, 마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으로선 불필요한 오해를 산 것이지만 타격은 실로 컸다.

누리꾼들은 17일, 18일 이 의원의 홈페이지(www.ks.go.kr)에 수천 건에 달하는 항의성 글을 올려 한때 사이트를 다운시켰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도 18일에만 2000여명이 다녀갔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부터 격투기 예찬론까지 다양한 글 1000여건이 올라왔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도 이 의원과 당을 비난하는 글이 가득 채워졌다. “다음 선거 때 두고 보자”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런 소동을 겪으며 이 의원은 18일과 19일 포털사이트 정치인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의원측 관계자는 “해명을 해도 들어주지 않아 그저 하루빨리 사태가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도 ‘공영방송’에서는 폭력적인 이종격투기 경기를 중계해선 안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SKY 금동수 사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권투보다 이종격투기가 덜 위험하다”며 “그러나 이미지가 과격해서 폐지로 간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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