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생후 1개월된 아기는 엄마젖 어떻게 구별할까"

  • 입력 2002년 12월 24일 18시 50분


EBS 다큐 ‘아기성장 보고서’에서 생후 이틀 된 아기가 본능적인 손아귀의 힘으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사진제공 EBS

EBS 다큐 ‘아기성장 보고서’에서 생후 이틀 된 아기가 본능적인 손아귀의 힘으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사진제공 EBS

생후 1주일도 안된 아기도 냄새로 엄마의 젖과 다른 여성의 젖을 구별할 수 있다. 생후 이틀된 아기가 손가락만으로 온 몸을 지탱할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학습에 의한 것인 줄 알지만 아기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감각과 능력을 대부분 엄마 뱃속에서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다.

30일부터 1월3일까지 5부작으로 연속 방송되는 EBS특별기획 ‘아기성장보고서’(오후 10·40)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인간의 아기를 대상으로 한 ‘자연 다큐멘터리’다. 제작진은 아기의 탄생부터 36개월까지 아기성장의 신비로운 과정을 밀착 취재했다. ‘아기 똑똑히 키우는 법’ ‘영재교육’식의 접근이 아니라 ‘아기는 왜 이런 행동을 할까’에 초점을 맞춰 어른들이 아기를 이해하도록 해주는 것이 제작 취지. 또 신생아 시절 부모와 상호작용이 아기의 지능과 정서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세밀히 추적했다.

그중 하나는 인큐베이터의 미숙아 실험. 미숙아를 인큐베이터에서 꺼내 정기적으로 엄마의 가슴 위에 올려놓고 키웠더니 인큐베이터에서만 자란 미숙아보다 하루 평균 40%이상의 체중증가율을 보이고, 생존률도 높았다. ‘캥거루 케어’라는 이름으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 치료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인큐베이터가 부족한 남미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또 초등학교 5년생을 대상으로 신생아 시절 부모와 아기의 ‘애착’ 정도가 학교생활과 친구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실험결과 부모와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됐던 아이들이 생일날 초대받는 비율, 모임에서 리더로 뽑히는 비율이 현저하게 높았다. 유규오 PD는 “신생아 시절에는 아기를 가르치기보다는 이해해주고, 아기의 본능과 욕구에 충실히 따라주는 것이 아기의 정서와 감각 발달에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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