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美이민 100년’ 다큐 20일 방영

  • 입력 2002년 9월 11일 17시 24분


90여년전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들이 현지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 이 흑백사진에는 하와이 이민사의 고난이 담겨 있다.사진제공 SBS

90여년전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들이 현지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 이 흑백사진에는 하와이 이민사의 고난이 담겨 있다.사진제공 SBS

‘사진 신부’를 아시나요?

90여년전 나이 어린 조선 처녀들은 중매쟁이가 건넨 사진 한 장을 달랑 들고 남편이 될 사람를 찾아 머나먼 땅 하와이로 떠났다.

SBS는 20일 미국이민 100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픽처 브라이드(Picture Bride)-하와이로 간 사진 신부들’(낮 12·10)을 방영한다.

이 다큐는 사진 신부들의 극적인 인생을 통해 미국 이민 100년사를 조명했다. 1903년 첫 공식 한인 이민자들이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로 하와이에 첫 발을 내딛는다. 이후 1910년부터 24년까지 14년간 약 500여명의 사진 신부들이 하와이로 시집갔다.

하지만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남편들은 사진보다 훨씬 늙은 한인 노동자였다. 이들은 또 사탕수수 농장의 고된 노동도 감내해야 했다. ‘사진 신부’들은 대부분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였으나 나이 많은 남편과의 갈등, 이국에서 겪는 어려움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부모님이 매달 따로 마련하시던 그 봉투를 지금도 기억합니다. 독립자금이었죠. 내 평생 동안 그걸 봤습니다.”

이민 2세인 애벌린 할머니의 말이다. 이처럼 사진신부들은 2세들의 교육과 조국의 독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정작 이 사연을 생생히 들려줄 사진 신부들은 이미 작고한 상태다.

제작진은 하와이 현지의 한인회가 10년전 촬영한 이민 1세 사진신부 할머니들의 생존 당시 인터뷰를 공개한다. 여기에는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남편과의 첫날밤 에피소드, 술주정뱅이 남편 때문에 고생한 이야기, 아이들을 남겨두고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 때문에 여러 차례 결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 독립운동자금을 모금하기 위한 방법 등이 담겨 있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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