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일반]연예계, 'M&A'열풍 속에 대형 기획사 체제로?

  • 입력 2000년 7월 17일 16시 39분


올 상반기 연예가를 휩쓸었던 기획사들의 'M&A' 열풍이 지난 7일 '이스타즈(대표 김성훈)'가 출범함으로써 일단락됐다. 이스타즈의 등장으로 연예계는 이미 출범한 싸이더즈, 에이스타즈, 튜브 엔터테인먼트, KS 미디어 등과 함께 5-6개 정도의 대형 기획사가 전체 판을 주도하는 체제로 탈바꿈했다.

이번 기획사 '합종연횡' 신드롬의 특징은 전래가 없는 매머드급이라는 것과 종합 연예 비즈니스 기업을 지향한다는 점. 우선, 참여하는 스타들의 규모가 10여명에서 많게는 50명이 넘을 정도로 부피가 커졌다.

소속 연예인들의 면면을 봐도 김혜수, 전도연, 정우성, 전지현, 박신양, 장혁, 차태현,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 등이 속한 싸이더스나 장동건, 이병헌, 안재욱, 송윤아, 이영애, 한고은 등이 소속한 에이스타즈, 최민식, 송강호, 황신혜, 이미연, 김하늘이 속한 튜브 엔터테인먼트, 여기에 최진실 이미숙, 조성민 등의 스타를 거느린 이스타즈, 조성모, 터보, 포지션, 신동엽의 KS 미디어 등 화려하다.

하지만 외형적인 규모보다 더 큰 변화는 본격적인 연예기업을 시도한다는 점. 이들 대형 기획사들은 연예인의 출연계약, 스케줄 관리 같은 단순한 관리기능에서 벗어나 자체 프로그램 제작, 인터넷 사업, 스타 마케팅 등 사업영역의 다각화와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싸이더스의 경우 영화사 우노필름이 참여하고 있고, 에이스타즈에는 SK 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한 인터넷 방송국 MCC21이 속해 있다. 튜브엔터테인먼트는 모기업이 영화제작과 외화수입 전문이고, 이스타즈는 김종학 프로덕션, 인터넷 MBC와 제휴를 맺고 있다.

확실한 흥행보증수표 조성모 터보를 보유한 KS 미디어는 MP3 사업에 진출해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새로 출범한 이들 회사들은 과거의 '연예 기획사'란 명칭 보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불리기를 원하고 있다.

이렇게 몸불리기에 성공한 연예기업들의 당면 과제는 과연 얼마나 빨리 수익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인터넷 기업들이 최근 수익모델의 우열에 따라 냉정하게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것처럼, 새로 생겨난 연예기업들 역시 보유한 스타들의 몸값에 걸맞는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 이미 일부 회사들은 벌써부터 내부적으로 손발이 안맞아 삐그덕대는 잡음을 내고 있어 우려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함께 어뮤즈사 같은 대형 외국 연예기업들이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런 국내 연예기업의 대형화는 필연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대형 연예기업들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기획사들도 생존을 위해 현재 물밑에서 합병이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뭉쳐야 산다.' 지금 연예가를 지배하는 최대의 화두이다.

김재범<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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