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社 시청률 경쟁 " '허준' 떠났으니 다시 겨뤄보자"

  • 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2분


‘허준’이 남긴 시청률 60%짜리 ‘빅파이’를 챙겨라.

월화 드라마 시장을 두고 긴장이 감돌고 있다. 최근 시청률 60%를 성큼 먹어치운 MBC 드라마가 ‘허준’이 27일 막을 내림에 따라 ‘허준’이 차지했던 빅파이를 누가 더 차지하느냐를 두고 전운이 감도는 것.

가장 흐뭇한 표정을 짓는 곳은 SBS의 ‘도둑의 딸’. 5월29일 첫 방영한 ‘도둑의 딸’은 그동안 “‘허준’만 끝나라”고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50부의 야심작으로 드라마계의 베테랑인 김운경 작가와 성준기 PD를 투입하고 도둑의 딸이라는 이색 소재를 내세웠으나 ‘허준’ 태풍에 밀려 시청률이 겨우 10% 내외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김운경 작가는 ‘옥이 이모’‘서울의 달’, 성준기 PD는 ‘은실이’ 등 히트작을 낸 바 있어 ‘허준’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했으나 결과는 여의치 않았다. SBS측은 “드라마는 초반 탄력이 성패의 관건인데 당시 ‘허준’의 바람이 너무 거셌다”고 그동안의 고전이유를 설명한다.

MBC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드라마였던 ‘허준’과 정반대의 드라마로 ‘허준’이 남긴 유산을 최대한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7월10일부터 방영하는 ‘뜨거운 것이 좋아’는 인터넷 벤처기업 주식투자 산업스파이 등을 소재로 한 디지털 드라마. 유오성 박선영 명세빈 김세준 등이 출연해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뜨거운 것이 좋아’는 ‘허준’의 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아 초반 진행이 얼마나 순조로울지 미지수.

KBS의 월화 밤 시간대 탈환 주자는 유전자 공학을 토대로 한 과학 미스테리 ‘RNA’다. 21세기의 혁명으로 불리는 유전자 공학과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을 토대로 작년 11월 이래 거의 반년간 기를 못폈던 시간대를 공략하려 한다. 7월 10일 방영되는 ‘RNA’는 인기 납량물 ‘전설의 고향’의 특수영상팀이 가세했고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 등으로 특수 촬영의 묘미를 선보였던 전기상 PD와 미스테리 ‘M’의 작가 이홍구씨가 호흡을 맞췄다.

배두나 김채연 김효진 박광현 등 드라마 ‘학교’출신 유망주들이 뚜렷한 개성 연기를 펼칠 것이나 이들의 호흡이 얼마나 자연스러울지가 관건.

<허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