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15세미만 관람불가 등급 폐지」득실「촉각」

  • 입력 1999년 6월 17일 19시 55분


새영화등급제가 청소년을 극장으로 부를지, 쫓아낼지 영화인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월9일 새영화진흥법의 시행 이후 이를 시험할 첫 개봉작인 한국영화 ‘링’이 상영됐기 때문.

‘링’은 지난 주말 서울에서 4만명가량의 관객을 모아 주말상영영화 중 흥행1위를 차지했다. ‘링’은 당초 공포영화의 주타겟인 15∼17세 즉 고교생도 볼 수 있도록 ‘15세미만 관람불가’를 목표로 제작됐다.

그러나 영화진흥법 개정으로 △모두 관람가 △12세미만 관람불가 △15세〃 △18세〃 등 4개 등급가운데 ‘15세’등급이 없어져 ‘18세미만 관람불가’판정을 받았다.

‘링’은 공포물인 까닭에 초등학교 6학년이상이 볼 수 있는 ‘12세’등급을 받지 못했다.

한맥영화사 측은 “이때문에 청소년 관객을 고스란히 잃었다. ‘링’이 ‘18세’등급인줄 몰랐던 극장주들의 항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한숨을 쉰다.

등급분류 방식이 바뀌게된 까닭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인지능력에 큰 차이가 없고 실제 입장학생들의 연령구별도 힘들므로 등급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영화평론가 조희문교수(상명대)는 “앞으로 ‘링’과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5세’등급을 받은 ‘여고괴담’‘라이언일병 구하기’같은 영화들도 현행법에서라면 공포와 폭력장면이 나온다는 이유로 ‘18세’등급을 받을 게 뻔하다는 지적. 그는 “제작자와 수입사, 극장의 피해를 줄이고 청소년들을 극장에서 몰아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람등급의 재조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시장의 변화를 관찰하고 충분히 논의한 후에 개정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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