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TV보기]무조건 타박말고 부모 모범보여라

  • 입력 1998년 7월 20일 19시 10분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TV에 붙어 있는 아이들. 엄마의 잔소리가 하나 늘었다. TV에 잠금장치를 하거나 아예 없애버리고 싶을 정도. 그러나 억지로 못보게 하면 반발심만 부른다. 아이들은 TV보는 태도를 부모로부터 배운다. 엄마는 연속극에 빠지고 아빠는 습관적으로 “동해물과 백두산이…”가 나올 때까지 틀어놓고 아이에게만 못 보게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몇 가족이 권하는 ‘TV보기 방법’.》

▼전 가족 TV 일주일 안보기〓우선 TV를 보지 않으면 갑자기 늘어난 ‘남는’ 시간에 ‘뭘 하지’하는 궁리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책을 읽고 싶은 생각도 나고 저절로 부부간 자녀간 대화시간도 늘어난다. 또 아이와 함께 배드민턴이나 산책할 생각도 난다. 이렇게 3일만 하면 아이들이 부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놀아주는 부모’를 새로 발견했기 때문. 그 다음주부터 TV를 보더라도 ‘좋았던 1주일’이 생각나 결국 TV 시청시간이 줄어든다.(이정주씨·36·서울 양천구 목동)

▼프로그램 2가지만〓아침에 가족마다 보고 싶은 프로그램 2개씩 선택해 TV시청표에 적는다. 아이는 만화와 오락프로, 어른은 뉴스와 드라마가 될 듯. 약속을 어길 땐 다음날 프로그램 선택권이 하나 줄어든다. 주말에는 2배로 늘린다. 볼만한 프로그램만 보게 된다.(정선용씨.38·서울 금천구 독산동)

▼TV시청 일기〓TV를 보게 하되 매일 시청한 프로그램 이름과 시간, 재미있었던 장면도 쓰게 한다. 1주일이 지나면 아이가 몇 시간동안 어떤 프로를 보았는지 알 수 있고 아이도 스스로 시청일기를 쓰면서 배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보면서 조언해야 효과적.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프로 선별 능력이 키워진다.(서울YMCA 건전비디오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 안수경 간사)

숙명여대 서영숙교수(아동복지)는 “TV도 좋은 것을 보여주지만 다른 곳에 더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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