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전설의 고향」새단장…『서늘한 여름밤 기대하세요』

  • 입력 1998년 6월 29일 07시 51분


“무서워…”하고 눈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틈새로 끝까지 보고야 말았던 한여름밤의 귀신 이야기. 한국 ‘호러’시리즈의 단골이라 할 KBS 2TV ‘전설의 고향’이 올 여름에도 찾아온다.

IMF의 영향일까, 아니면 세태 탓일까. 7월6일부터 8월말까지 매주 월 화요일 방송될 ‘전설의 고향’은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SF영화를 흉내낸 요란한 특수효과 대신 ‘씨받이’ ‘열녀문’ ‘묘곡성’ ‘호녀(虎女)’같은 친숙한 소재를 통해 권선징악(勸善懲惡) 사필귀정(事必歸正)등 우리 고유의 정서를 그리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는 96년부터 부활된 미니시리즈 형식의 ‘전설의 고향’이 영화 ‘은행나무 침대’류의 특이한 소재에다 특수효과의 과대포장으로 ‘고추장 같은 드라마’에서 우러나는 애잔한 감동을 살리지 못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

올 여름 ‘전설의 고향’은 특유의 음산한 오프닝 음악과 끝날 무렵 교훈적 내레이션을 다시 등장시킨다. 77년 첫 방송부터 내레이션을 맡은 성우 김용식씨가 진중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돋운다.

‘전설의…’고유의 귀신분장이나 특수효과는 극의 전개를 흐리지않는 범위에서 적극 활용된다. 특히 귀신이 재주넘거나 싸우는 장면은 새로 도입한 3차원 입체영상기법으로 연출할 계획.

첫회인 ‘묘곡성’은 어느 가족들을 괴롭히던 죽은 고양이의 영혼을 물리치다 죽어간 한 충견(忠犬)의 이야기. 기획을 맡은 안영동 부주간은 “복고풍 분위기와 주제의식을 충실히 살리면서 시청자를 오싹하게 만드는 화면으로 전통 납량물의 참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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