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정비사업 대어 서계통합구역… GS건설, 초반 수주전 속도전

  • 동아경제

서울 용산구 서계통합구역. 서울시
서울 용산구 서계통합구역. 서울시
서울 용산구 서계동 33번지 일대 서계통합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합 설계사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사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서계통합구역은 서울역 서쪽에 자리한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서울역과 맞닿아 있는 입지에도 경부선 지상철도와 구릉지 단차 등으로 보행·차량 동선이 끊기고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지역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청파·공덕 일대 정비사업과 함께 서부역세권 주거지 재편의 한 축으로 꼽힌다.

사업 규모도 크다. 서계통합구역은 지하 3층~지상 39층, 20개 동, 2937세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전체 물량에는 오피스텔 246실이 포함된다. 사업비는 약 1조 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역 인접 입지와 3000세대에 가까운 대단지 규모를 갖춘 만큼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사업지를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설계사 선정 마무리… 시공사 경쟁 예열

업계에 따르면 서계통합구역 조합은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ANU)를 조합 설계사로 선정했다. 조합 설계사 선정은 향후 정비계획과 건축계획을 구체화하는 절차다. 시공사 선정 전 사업 윤곽이 보다 선명해지는 단계인 만큼 건설사들의 제안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사들이 서계통합구역을 주시하는 이유는 입지와 규모다. 서울역 서쪽 도심 입지에 3000세대에 가까운 대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인 데다 사업비도 약 1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시공권을 확보하면 수주 실적과 함께 용산권 정비사업 시장에서 브랜드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입찰 지침이 나오지 않아 건설사별 조건이 공개된 단계는 아니다. 다만 조합 설계사 선정 이후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공사비, 금융 조건, 설계 특화, 이주 지원, 사업 기간 등을 둘러싼 경쟁 구도도 점차 구체화될 전망이다.

GS건설, 설계합동사무소 꾸리고 전담 인력 배치

현장에서 비교적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GS건설이다. GS건설은 조합 설계사 선정 이후 설계합동사무소를 개설하고 서계통합구역 맞춤형 설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입찰 전 단계에서 설계 방향을 먼저 제시해 조합원 인지도와 사업 이해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GS건설이 설계 협업 파트너로 제시한 곳은 글로벌 건축설계사 SMDP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SMDP는 국내에서 나인원 한남,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래미안 원베일리 등 주요 주거 단지 설계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신반포 19·25차 통합 재건축 사업에서도 삼성물산 측 설계를 맡은 바 있다.

GS건설이 SMDP를 내세운 데는 조합 설계사인 ANU와의 과거 협업 경험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ANU와 SMDP는 한남동 고급 주거단지인 나인원 한남 설계에 함께 참여한 경험이 있다. GS건설은 두 설계사의 협업 이력을 바탕으로 서울역 서쪽 구릉지형과 남산 조망, 도심 입지 등을 반영한 설계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계와 함께 영업 조직도 투입했다. GS건설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수주에 참여했던 도시정비영업2팀 주요 인력을 서계통합구역 태스크포스팀(TFT)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전략1구역은 한강변 대형 정비사업지로 공사비 규모가 2조 원에 이르는 사업이다. GS건설은 해당 사업에서 쌓은 대형 정비사업 수주 경험을 서계통합구역 대응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주요 건설사들의 사전 접촉과 정보 수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조합원은 “공식 입찰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건설사들이 사업지를 꾸준히 살피고 있다”면서 “GS건설은 설계 방향을 먼저 제시하고 설명하는 움직임이 비교적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서계통합구역에 힘을 싣는 이유 중 하나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 경쟁이다. 올해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나란히 7조 원대 수주고를 기록하며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집계 기준 현대건설은 약 7조6947억 원, GS건설은 약 7조4694억 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올해 송파한양2차 재건축을 시작으로 개포우성6차, 성수전략1구역, 부산 광안5구역 등을 수주하며 누적 수주액 8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서계통합구역은 GS건설 입장에서도 하반기 주요 관심 사업지로 거론된다. 이상의 GS건설 도시정비사업실장도 서계통합구역을 하반기 주요 사업지로 언급하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수주전의 본격적인 평가는 입찰 지침이 나온 뒤 가능할 전망이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는 설계안뿐 아니라 공사비 수준, 금융 조건, 이주비 지원, 사업 기간, 브랜드 적용 범위, 특화 설계의 인허가 가능성 등이 함께 검토된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경쟁 구도는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계통합구역은 서울역 서쪽 입지와 1조 원대 사업 규모를 갖춘 현장이라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며 “GS건설이 설계와 조직을 먼저 움직이고 있지만 수주전은 입찰 지침과 각 사 제안 조건이 공개된 뒤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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