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05.17. 뉴시스
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을 넘어 직장인들의 박탈감과 노사 갈등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을 앞두고 일부 직원들이 “기술 유출”, “대규모 사직” 등을 언급한 글을 올려 비판을 받은 데 이어, 현대자동차 직원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과급을 언급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한 글도 논쟁이 됐다.
최근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호황으로 반도체 업계 성과급 규모가 급증하자, 제조업 전반에서 업종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취업도 결국 산업 사이클 운”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 “기술 유출” “대규모 사직”…삼성 직원 글 논란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삼성전자 직원으로 표시된 작성자 A 씨 ‘삼성 사내 여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협상 결렬되면 다들 CXMT로 이직해서 기술 유출 시키겠다네요”라고 적었다. 총파업을 앞두고 18일 예정된 노사 간 중재가 결렬될 경우 회사에 피해를 주겠다는 취지의 엄포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CXMT(창신메모리·ChangXin Memory Technologies)는 중국의 대표 D램 반도체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 도전하는 중국계 경쟁사로 꼽힌다. 앞서 전직 삼성전자 부장 출신 인물이 CXMT로 이직하며 삼성전자의 D램 공정 정보 등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도 있었다.
해당 글을 본 직장인들은 “범죄까지 언급하는 건 선 넘었다”, “이러니까 외부 시선이 싸늘한 것”, “생각이 짧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했다.
같은 날 또 다른 삼성전자 직원 B 씨도 ‘긴급조정이라고? 정부 니들 감당할 수 있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 씨는 “긴급조정하면 우리도 의사들처럼 대규모 사직 사태 가는 거야”라며 “일 키우지 마라”고 적었다. 총파업 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대한 반발성 글로 해석된다.
긴급조정권은 파업 등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나 국민생활에 중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발동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중단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가 시작된다.
이에 대해 다른 직장인들은 “대규모 사직하면 대규모 채용 뜨는 것 아니냐”, “의사들이랑 같은 위치라고 생각하나”, “자의식 과잉 같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되 영업이익의 최대 10% 수준 추가 지급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 직원은 “인생은 운”…반도체 성과급에 박탈감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반도체 업계 성과급을 둘러싼 상대적 박탈감은 다른 대기업 직원들 사이에서도 번지는 분위기다.
이날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표시된 C 씨는 블라인드에 ‘인생은 참 운이 99퍼인거같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C 씨는 “내가 입사할 때만 해도 현대자동차가 당연히 1황(압도적 1등)이었고 삼성전자는 그냥 공부 못하는 애들이 그래도 대기업 타이틀 달아보겠다고 가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전문대 애들이 보통 가니 당연히 마이스터고 졸업생보다 공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현대차 성과급을 평생 벌어도 삼성전자, 하이닉스 애들보다 못 번다는 게 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알던 상식이 아예 어긋나버린 것 같아서 부러운 느낌이 아니라 그냥 나라 자체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며 “과연 이 폭풍이 어떻게 될지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다른 현대차 직원들은 “비교하면 끝도 없다”, “우리도 누군가에겐 선망의 대상”, “왜 남의 노력을 깎아내리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직장인들은 “인생은 결국 산업 사이클 운도 중요하다”, “취업도 저점 매수처럼 타이밍 영향이 크다”, “어떤 업종이 갑자기 뜰지는 아무도 모른다” 등의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는 AI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올해 초 기본급의 2964%, 1인당 평균 1억5000만 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내년 성과급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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