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앞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2025.12.31 뉴스1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역대 세 번째로 높았던 12월 30일 연말 종가 환율(1439.0원)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은 채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환율의 변동 폭은 저가 매수 수요와 정부 개입 강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여부 등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39.5원으로 지난해 12월 31일 야간 거래를 마감(오전 2시 기준)하며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0.5원 올랐다. 지난 연말 정부의 적극 개입으로 환율이 1480원대에서 143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추세 하락으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전망한 올해 연간 환율 평균은 1407원으로 집계됐다. 3곳 모두 올해 환율이 지난해보다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1400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은행(1430원)의 전망치가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1400원), KB국민은행(1390원) 순이었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이 지난해 4분기(10~11월) 내놓은 환율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무라는 1년 뒤 환율을 1380원으로 전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1390원)와 골드만삭스(1395원) 등이 1400원을 밑도는 환율을 예상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나 변동 폭은 몇 가지 변수에 달려있다. 특히 올 초 영향을 줄 요인은 달러 저가 매수 수요다. 기업과 투자자, 여행객 등이 상대적으로 달러 환율이 낮아진 시기에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달러 예금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678억2400만 달러로 1개월 전보다 12.5%가량 급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연말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위험 자산보다는 (달러 등)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저가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추가 개입 가능성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외환당국 순거래액’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지난해 3분기(7∼9월) 시장에서 17억4500만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7억97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순매도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시장에서 외환당국의 순매도 규모가 커질수록 외화 공급이 늘어 달러 등의 가치가 하락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정부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공단의 전략적 환헤지(위험 회피)가 이뤄진 지난해 4분기 외환당국의 순매도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외환당국 순거래액은 3월 말 공개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 역시 변수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달러 가치가 약세로 전환하며 원-달러 환율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금리가 하락해도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은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