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전혁신의 요람… 스타일러-드럼세탁기 등 새 지평 열어

  • 동아일보

‘가산 R&D 캠퍼스’ 설립 50주년
2대 구자경 회장 ‘기술 우위’ 강조… 1975년 ‘금성사 중앙연구소’로 출발
DD모터-듀얼 인버터 등 생활 혁신… 신소재-플랫폼 등 미래 먹거리 연구

서울 금천구 LG 가산 R&D 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DD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DD모터는 벨트 없이 세탁통과 연결돼 회전 시 소음과 에너지 소모가 적다. LG전자 제공
서울 금천구 LG 가산 R&D 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DD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DD모터는 벨트 없이 세탁통과 연결돼 회전 시 소음과 에너지 소모가 적다. LG전자 제공
“기술 우위를 통해 앞서가는 제품을 만들고 품질에 대한 신뢰를 심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기업 성장의 요체다.”

LG그룹 2대 회장인 구자경 회장이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긴 말이다. 구 회장이 1975년 세운 국내 최초 민간기업 종합 연구소인 ‘가산 R&D 캠퍼스’가 이달로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가산 R&D 캠퍼스는 세탁기, 냉장고, 스타일러 등 그동안 LG가 시장을 주도한 제품들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오늘날 LG 가전이 있게 한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8일 가산 R&D 캠퍼스에서 열린 설립 50주년 행사
8일 가산 R&D 캠퍼스에서 열린 설립 50주년 행사
LG전자는 8일 서울 금천구 가산 R&D 캠퍼스에서 전현직 임직원들과 함께 5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가산 R&D 캠퍼스 설립 당시의 명칭은 ‘금성사 중앙연구소’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개별 공장 내 소규모로 연구조직을 운영하던 시절이었다. LG 관계자는 “당시 노동집약적인 생산 방식으로는 기술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체계적인 연구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소 설립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산 R&D 캠퍼스는 설립 후 1977년 전자식 금전 등록기(POS) 국산화, 1981년 전자식 비디오 테이프 리코더(VTR) 국산화에 성공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VTR은 2만 개 이상의 부품이 집적된 당시 최첨단 제품이었다. VTR 국산화는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세계 가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인정받은 계기가 됐다.

1990년대부터는 가전의 새 지평을 연 혁신 제품들이 이곳에서 잇달아 탄생했다. 1998년 내놓은 DD모터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벨트 없이 모터와 세탁통을 연결해 세탁기 성능을 크게 높이고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끌어올렸다. DD모터를 탑재한 ‘LG 트롬(TROMM)’은 국내 드럼세탁기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출시 10년 만에 국내 판매 300만 대를 돌파했다. 2016년에는 기존보다 에너지 효율을 최대 40% 높인 국내 최초 듀얼 인버터 에어컨이 나왔다. 주변 환경에 따라 냉방을 조절하는 인버터를 2개 적용한 제품으로 사용자의 희망 온도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맞춰 주는 기술이다. LG전자는 이 기술로 미국 최고 권위 발명상인 ‘에디슨 어워드’ 최고상을 수상했다.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역시 가산 R&D 캠퍼스에서 탄생했다. 2011년 처음 출시된 LG 스타일러는 옷을 세탁소에 맡기지 않아도 집에서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오늘날 ‘국민 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가산 R&D 캠퍼스는 가전뿐만 아니라 핵심부품, 신소재, 플랫폼 등 LG의 다양한 미래 먹거리를 연구하고 있다. 냉난방공조(HVAC),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가 대표적이다. 이현욱 LG전자 HS연구센터장(부사장)은 “가산 R&D 캠퍼스가 지난 50년간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R&D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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