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부당 합병·분식회계 혐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해외 행보로 독일을 찾아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삼성SDI가 7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상황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공세가 심화되고 있는 유럽 시장을 다지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현장을 직접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주초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등 그룹 경영진과 함께 독일 뮌헨을 찾아 집세 CEO 등 BMW 경영진과 만나 양사 사업 현황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윤호 사장은 전임 삼성SDI 사장을 지냈다.
삼성과 BMW는 2009년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시작으로 2014년 소재 및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파트너십을 확대해 오고 있다. 집세 CEO는 앞서 2022년 12월 방한 당시 이 회장과 최윤호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미팅을 갖고 양사 협력을 다진 바 있다. 같은 해 6월 이 회장은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주요 고객사인 BMW 경영진을 만났다”며 “자동차 업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SDI는 2017년 1분기(1∼3월) 이후 7년여 만에 2567억 원 적자를 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주력인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연간 배터리 탑재량도 ―10.6% 역성장했다.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0.8%에서 지난해 4월 기준 44.7%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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