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희망 전하는… 혁신-기회-도전의 씨앗들[기고/강경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7일 03시 00분


강경성 KOTRA 사장
강경성 KOTRA 사장
비상한 각오로 시작한 새해가 어느새 2주 지났다. 엄중한 대내외 여건은 우리 시야를 흐리게 만들지만, 2025년의 햇빛은 분명히 길을 비추고 있다. 매서운 겨울 속 분주한 1월을 보내며 국내외에서 발견한 희망의 씨앗들을 전하고 싶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 혁신의 씨앗을 만났다. 한국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선정하는 ‘CES 혁신상’의 46.5%인 166개를 휩쓸며 최다 수상국의 영예를 안았고, 국가별 혁신 평가 최고상인 ‘이노베이션 챔피언’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혁신기업(스타트업, 벤처)의 수출은 6년 만에 약 9배 급증하며 성장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큰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하듯, 이들의 혁신을 성장과 수출로 잇기 위해서는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혁신기업이 수출의 싹을 틔우고 결실을 맺기까지 정부 부처와 지자체, 유관기관은 세계로 향하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신정부 출범을 불과 며칠 앞둔 미국 현지에서는 기회의 씨앗을 발견했다. KOTRA는 올해 북미지역본부를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옮겨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수출투자비상대책반’도 1월부터 가동해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면서, 정책 변화의 틈새에서 파생되는 기회를 잡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에너지 안보 인식이 확산된 점을 기회로 활용해 지난해 국내 전력기기 업체의 대미 수출이 급증한 사례가 있었다. 수요의 옥석을 가려 우리 기업에 가장 유망한 기회를 싹틔우고, 매서운 환경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게 지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찾은 것은 도전의 씨앗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하향 추세임에도 우리나라는 지난해 4년 연속 신고 기준 투자유치액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만큼 한국이 첨단산업 선도국이자 지속 가능한 투자처로서 인정받아 왔기에 가능한 성과였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도전적 과제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대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유관기관은 전략적 가치가 높은 해외 자본, 기술, 인재가 국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은 홀로 수십 년간 씨앗을 심어 황무지를 풍성한 숲으로 바꿔놓은 양치기의 이야기다. 그의 고결한 의지와 헌신적인 노력은 척박한 죽음의 땅을 생명력이 넘치는 생태계로 탈바꿈시켰다.

우리 기업의 수출과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유망 시장과 품목을 찾아주는 길잡이, 수출의 싹을 틔우고 결실을 맺도록 지켜주는 파수꾼, 산업 생태계의 새로운 숲을 이루도록 뒷받침하는 디딤돌의 역할이 그것이다. 올해 KOTRA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이자 경제 안보의 지킴이로서 흔들림 없이 이런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수출과 투자 유치가 확대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KOTRA#혁신-기회-도전의 씨앗#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경제 안보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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