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보다 ‘3배 비싼’ 농산물 소매가…정부, 유통구조에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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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15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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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물 경매장에서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과일상자를 옮기고 있다. 2023.1.16 뉴스1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물 경매장에서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과일상자를 옮기고 있다. 2023.1.16 뉴스1
정부가 농산물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히는 도매시장 유통실태 개선에 나선다. 산지에서 낮은 가격에 판매된 농산물이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3배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상황에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오후 서울 가락시장을 대상으로 도매시장 농산물 유통 실태 범부처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에는 농식품부,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했다.

이날 점검은 가락시장 내 저온창고 운영 현황(품목, 재고 등)과 시장 외부 창고 불법 운영 여부 등에 대해 진행됐다. 또 중도매인 개인 위탁 거래 등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에 근거가 없는 위법 행위 여부에 대해 점검이 이뤄졌다.

농식품부는 아울러 경매제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된 블라인드 경매 추진 상황도 살폈다.

전국의 사과는 서울 가락시장 또는 경북 안동 공판장 등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 경매 방식이지만 사과 주산지인 경북은 물론, 충북과 강원지역의 사과도 서울과 안동을 들렀다가 판매되는 구조다.

특정 공판장에 집중되는 구조를 지닌 탓에 일부 대형 청과상들이 가격을 좌지우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결과 생산자로부터 ㎏당 2200원에 판매된 사과는 산지 공판장, 도매시장 등을 거치며 소비자에게 6000원에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사과 가격의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62.6%로 분석했다. 사과가 개당 5000원에 팔리면 3130원이 유통비용이라는 얘기다.

과일류를 필두로 먹거리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 사과는 도매가가 10㎏(30여개)에 9만 원을 넘어섰는데 중소형마트에서는 소매가가 소매가가 1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잇따랐다.

이에 정부는 이번 주까지 가락시장 주요 출하장, 대형마트·온라인몰, 물류기기 임대 업체 등을 대상으로 사재기 및 담합 등 불공정 거래 행위 여부에 대한 추가 합동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대상으로는 긴급 가격안정자금 1500억 원 집행 적정 여부도 함께 점검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 5일부터 ‘범부처 농수산물 유통구조개선 협의체(TF)’를 구성·운영 중이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산물 유통 실태에 대한 내실 있는 점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사 대상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며 “합동점검 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 방안을 발굴하고 전문가·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4월 중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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