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룩을 입은 두 바퀴, 베스파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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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거리에 주차된 무수한 바이크. 그 사이에서 남다른 레드 컬러가 돋보입니다. 헤드라이트 하단에 각인된 ‘Vespa’. 그 기억을 돌이켜 보니 “베스파의 매력은 단연 디자인이 맞아요”라는 베스파 코리아의 자신감이 이해됩니다.

출처 : 베스파 코리아
출처 : 베스파 코리아


유니크한 스쿠터가 된 이태리룩
베스파의 시동을 건 주인공은 이탈리아의 제조사 ‘피아지오’입니다. 1884년 설립된 기업으로 트럭과 기차 및 항공기와 같은 대형 운송 수단을 생산했죠.

1940년대 피아지오의 엔리코 피아지오 CEO는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던 중 소형 모빌리티에 주목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종결된 후 지쳐있던 국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신제품이 필요했거든요. 당시 대부분의 오토바이는 대형 모델인 탓에 복구가 덜 된 도로를 주행하기엔 부적합했죠.

출처 : 베스파 코리아
출처 : 베스파 코리아

이에 작고 날쌘 ‘MP5 파페리노’가 개발됩니다. 엔리코는 투박한 디자인이 못마땅했습니다. 이를 타개하고자 최초의 양산형 헬리콥터를 개발한 코라디노 다스카니오에게 도움을 청하는데요.

1946년 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베스파 98’. 말벌이 연상되는 비주얼과 곡선이 가미된 덮개형 바디는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킵니다. 베스파가 아이코닉한 스쿠터로 자리 잡은 계기가 됐죠.

입문자와 전문가의 취향
베스파의 기종은 베스피노(소형)와 베스포네(대형)로 나뉩니다. 국내 라이더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품군은 베스피노 계열의 프리마베라.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파스텔 톤 색감이 특징이죠. 스포티한 만듦새의 스프린트 제품군과는 상반된 매력을 자랑합니다. 가격은 세부 모델에 따라 약 480~530만 원.

프리마베라보다 소형인 LX 라인(약 410만 원)도 마니아층이 탄탄합니다. 지면에 쉽게 발을 디딜 수 있어 베스파 입문자 사이에서도 수요가 높죠.

프리마베라_출처 : 베스파 코리아
프리마베라_출처 : 베스파 코리아

베스파는 라이딩 전문가의 서브용으로도 회자됩니다. 인기 모델은 고성능 라인의 GTS. <슈퍼·슈퍼 스포츠·슈퍼 테크·세이 조르니>로 구성되며 최고가는 911만 원에 달합니다.

패션의 완성은 스쿠터
하드웨어와 스포트웨어를 고루 갖췄다면 패션템으로도 인정받기 마련. 베스파가 여러 유명 브랜드와 협업한 것과도 귀결됩니다.

크리스찬 디올 베스파 946 모델이 대표적입니다.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차체 곳곳 디올 특유의 오블리크 패턴을 더했죠. 국내에선 코로나19로 인해 런칭 행사를 생략했음에도 입고되기 전에 완판됐습니다. 판매가 약 3천만 원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네요.

크리스찬 디올 베스파 946 모델_출처 : 베스파 코리아
크리스찬 디올 베스파 946 모델_출처 : 베스파 코리아

2022년 7월에는 더현대서울에서 저스틴 비버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화이트 컬러의 보디와 안장 및 핸들바가 핵심. 휠 주변에 각인된 불꽃 그래픽은 자칫 밋밋할 뻔한 화이트 외관에 포인트가 됩니다.

가격은 약 707만 원. 론칭 행사 당시 첫날부터 전체 수량의 반 이상이 소진됐다고요. 전용 굿즈인 헬멧만 구매할 수 없냐는 문의도 잇따랐습니다.

라이더들의 페스티벌
베스파의 야외 전시 코너_출처 : 베스파 코리아
베스파의 야외 전시 코너_출처 : 베스파 코리아

베스파 코리아가 이태리룩만 내세운 건 아닙니다. 라이딩 경험을 공유하는 데 방점을 찍고 그룹 드라이빙 활동에 주력했습니다.

2022년 6월, 국내 캠핑 페스티벌인 고아웃캠프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베스파 라이더들이 모여 강원도 양양의 푸른 해변 도로를 달렸는데요. 대여를 통해 자연스러운 고객 체험을 유도했습니다. 각종 캠핑 장비를 실은 스쿠터로 꾸민 야외 전시 코너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했죠.

모토플렉스 서울점_출처 : 베스파 코리아
모토플렉스 서울점_출처 : 베스파 코리아

국내 공식 딜러숍도 커뮤니티 거점으로 활약합니다. 가장 인기 있는 매장은 플래그십 스토어인 \'모토플렉스\'. 피아지오 그룹의 다양한 바이크 브랜드를 취급하는 딜러숍입니다. 매장 내부에는 가죽 재킷을 입고 타야 할 것 같은 여러 브랜드 사이에서 베스파 역시 존재감을 발휘하죠.

정비 코너도 운영됩니다. 꼼꼼히 점검하는 메카닉과 연달아 질문하는 라이더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베스파에 진심인 소비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는 맛과 타는 멋을 어필하기. 베스파가 선택한 전략입니다. 디자인만 강조하기보단 안장 위에서 누리는 프로모션도 설계하는 거죠. 이처럼 보는 맛과 타는 멋을 충족시키는 노력이 앞으로도 베스파가 질주하는 데 필요한 연료일 겁니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9일에 발행됐습니다.

#바이브랜드#베스파#스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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