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바라보면 내 콜레스테롤 측정”… 모바일 잔치도 AI가 주메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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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통 박람회’ MWC 현장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관람객이 KT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왼쪽 사진). SK텔레콤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도심항공교통(UAM) 모형 기체에 올라 가상 비행을 
체험했다. 바르셀로나=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SK텔레콤 제공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관람객이 KT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왼쪽 사진). SK텔레콤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도심항공교통(UAM) 모형 기체에 올라 가상 비행을 체험했다. 바르셀로나=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SK텔레콤 제공
“가만히 입을 닫고, 60초간 화면을 응시하세요.”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아 그란 비아’ 전시장. 이스라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비나에이아이(Binah.AI)’ 직원의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을 바라보기만 했다. 60초가 지나자 스마트폰에는 혈압, 심박수, 산소포화도, 콜레스테롤과 헤모글로빈 등 22개 건강 관련 수치가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선 이용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으면 초록색, 나쁘면 붉은색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AI 딥러닝(심층 기계 학습) 기술을 적용하면서 가능해졌다. 카메라로 이용자의 얼굴을 촬영하면 피부 속 혈류 정보를 파악해 각종 건강 지표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비나에이아이(Binah.AI)’가 개발한 AI 건강 모니터링 장치의 작동 모습. 잠시 카메라를
 쳐다보기만 해도 AI를 통해 콜레스테롤, 혈압 등 건강 수치를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비나에이아이
이스라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비나에이아이(Binah.AI)’가 개발한 AI 건강 모니터링 장치의 작동 모습. 잠시 카메라를 쳐다보기만 해도 AI를 통해 콜레스테롤, 혈압 등 건강 수치를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비나에이아이
전시관에서 만난 비나에이아이 관계자는 “카메라가 있는 스마트폰만으로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WC 전시 현장에선 비나에이아이처럼 AI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의료나 헬스케어(건강관리)뿐만 아니라 대화, 쇼핑, 이미지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융합된 서비스가 다수 공개됐다.

미국 스타트업 겁셥(Gupshup)은 오픈AI의 대형 언어모델(LLM) ‘GPT-3’를 기반으로 한 AI 마케팅 서비스를 MWC 현장에서 소개했다. 이 회사의 AI 서비스는 이용자의 실시간 반응과 과거 정보를 기억한 뒤 대화를 진행하면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구매를 제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과거에 고급 의류를 장바구니에 담은 기록이 남아 있다면 ‘혹시 여전히 구찌 셔츠를 구매하고 싶으세요’라고 질문하는 방식이다. AI 기반의 챗봇 형태의 서비스를 정보 검색이나 문서 작성 용도를 넘어 실제 쇼핑 서비스에 활용한 사례다. 겁셥 관계자는 “AI 기술로 ‘똑똑한’ 마케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MWC에 처음 참여한 LG생활건강이 공개한 ‘지워지는 타투’에도 AI가 적용됐다. LG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자동으로 생성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타투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다. LG와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동안 엑사원을 활용해 약 5000개의 타투 디자인 도안을 완성했다. LG 관계자는 “앞으로 이용자가 간단한 줄글, 단어만 입력해도 원하는 도안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 업체들도 AI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운영에 꼭 필요한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을 MWC 전시관에서 선보였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과 투자한 AI 반도체 업체 사피온을 소개했다. MWC 개막 첫날 SK텔레콤 전시관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통신 업체의 기존 기술에 AI 등을 융합하면 훨씬 더 좋은 방식으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KT는 AI 반도체 설계 업체인 리벨리온과 인프라 솔루션 업체 모레의 기술력을 결합한 이른바 ‘풀스택 전략’을 MWC 현장에서 자세히 소개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AI 모델이 커지고 이용자가 많아지면 천문학적인 운영 비용이 필요해지는 만큼 고효율 반도체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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