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로 번진 아파트값 풍선효과… 고양 1년새 45% 뛰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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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의정부-남양주도 크게 올라
서울 집값 오르자 비교적 가격 싼
경기지역 매수… GTX로 상승세 끌어

자영업자 안모 씨(37)는 올 4월 경기 남양주시 아파트(전용면적 59m²)를 4억 원에 샀다. 2017년 결혼한 그는 가게가 있는 서울에서 전세로 살았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내 집 마련을 최대한 늦출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크게 오르는 걸 보고 생각을 바꿨다. 그는 “서울에 계속 살고 싶어 서울 집을 사려 했지만 4억 원대 아파트는 찾을 수 없었다”며 “자금 사정을 고려해 그나마 서울과 가까운 남양주 아파트를 샀다”고 했다.

7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경기 남양주 아파트 3.3m²당 평균 매매가격은 1703만 원으로 1년 전(1184만 원)보다 43.8% 올랐다. 경기에서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경기에서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은 고양시였다. 1년 전 1353만 원이던 3.3m²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1970만 원으로 45.6% 올랐다. 김포(44.9%)와 의정부(44.4%)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상승률(24.4%)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자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비교적 가격이 덜 오른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가격이 급등한 지역들은 경기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고양시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고양 창릉지구’에 3기 신도시를 추가 조성한다고 발표한 2019년 5월 당시 주민들은 미분양 등 집값 하락을 우려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12년간 미분양이던 아파트가 ‘완판’되는 등 과열 조짐을 보였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확충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도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상승률 1∼4위 지역(고양 김포 의정부 남양주) 모두 GTX 정차역이 들어서는 곳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집을 살 형편이 안 되는 무주택자들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경기로 눈을 돌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며 “아직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낮은 편이라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아파트값#풍선효과#경기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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